신의 언어, 사랑
사랑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
사랑은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으로 사람이나 존재를 아끼고 위하여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을 뜻한다. 얼핏 보면 굉장히 명료한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랑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의를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는 자신의 것을 다 내어주는 것이 사랑이라 말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사랑이라 말하기도 한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눈빛, 몸짓,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를 통해서 마음을 전하고자 애쓴다.
둘째라 항상 언니의 물건을 받아 사용해야 했던 희순 씨에게 아버지가 사 준 빨간 구두, “네 엄마 보고 싶지?”라고 물었던 아버지의 말에서 묻어 나오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집에 오는 길에 식을까 봐 품 안에 소중히 숨겨 온 치킨 등 제각기 다른 형태로 표현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소녀 희순》은 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찍이 남편을 여읜 희순 씨는 자신을 소녀라 불러 주는 이를 잃은 상실감에 아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이어 간다. 이는 아마 두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희순 씨는 ‘사랑’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것들을 주워 먹으며 두 아이들이 스스로 컸다고 말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것 자체가 사랑이었음을 안다.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랑을 하고,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해 간다. 사랑은 신의 언어이기 때문에 아마 인간인 우리는 평생을 사랑에 대해 정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누군가에게 평생 소녀로 남고 싶다는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을.
소녀의 아들.
2016년 제32집 《내성의 맥》 〈봄〉으로 등단
문화관광협회 이사
들어가며
1부
둘째
잡초
외로운 등굣길
서울 유학
옆집 언니
소녀1
아버지
김치볶음밥
시민시장
언니
헛웃음
2부
완겨
봄
꽃
사랑의 시작
까닭
당신 오시는 날엔
짝
값어치
당신을 생각하는 일 외엔 소질이 없다
내게 주오
나의 사랑
다른 세상에 산다 말하자
이런 당신이여서 좋습니다
신의 언어, 사랑
3부
소녀2
조각 닭튀김
천사
매미 소리
소녀3
침대
마지막 눈물
4부
숲
저녁 밥상
첫 번째 편지: 나비
후회
그대를 떠다 소원을 빌었다
오아
고독
두 번째 편지: 비겁한 사람
두릅
토렴
엄마
허드레 인생
나의 과오
꽃처럼
목소리
음주(蔭酒)
나만
흰나비
불편한 산책
어느 시인의 말
5부
눈
섬진강
사랑을 받는다는 것
보덕사
인생은 고쳐 쓰는 것이다
동강 둔치
잠이 오지 않는 밤
아네모네
거짓말
딸의 일기
물때
발맞춤
두통
세 번째 편지: 당신이라는 꽃말
점심시간
미운 아들
소풍
미운 손주
소주
그대가 있었다면 달라졌을까요
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영혼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