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재미있는 트래블 논픽션
여행작가 츠지 카즈마를 아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다. 하지만 최고의 여행서로 일컬어지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에서 여행 작가 박민우의 여행 벗 카즈마를 기억하는 사람은 제법 될 것이다. 사사건건 서로 부딪히고, 어울리는 모습은 누가 봐도 한심하고 지질해서 독자의 뇌리에 접착제처럼 달라붙어 있을 것이다. 그는 ‘독하게’ 생긴 천정명을 닮았고, ‘신이 내린 주둥이’라 불리 우는 여행 작가 박민우의 말발을 능가한다. 그리고 그는 박민우 작가보다 더 오랫동안 여행을 했다. 이론의 여지없이 베테랑 여행자고, 남다른 감수성으로 무장한 보기 드문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10여 년간 그가 길에서 겪은, 엑기스 중의 엑기스 여행담만 모은 것이다. 어처구니없음, 믿기지 않음, 울컥하게 하는 감동, 잔잔한 여운이 12개의 에피소드 안에 담겨져 있다. 여행 중 일어난 황당한 사연들이지만, 재미를 넘어 감동을 주는 이유는 쉽게 볼 수 없는 ‘진짜 여행기’의 고농축 엑기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배낭여행자는 참 불가사의한 존재다.
우리는 ‘위험’ 보다 ‘가격’에 더 격렬하게 반응한다.”
남미 여행서의 지존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에서
박민우와 함께 여행한 카즈마의 여행기
한국 독자들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배낭여행자 무리 사이에서는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 츠지 카즈마. 남미 여행기의 바이블로 평가받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속에서도 등장해 책 속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카즈마가 드디어 그만의 여행기 『3류들의 납치』를 출간하였다.
“카즈마가, 너무 귀여워요!”
“카즈마의 여행서도 내 주세요.”
“카즈마 같은 친구와 여행을 하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를 읽은 독자들은 한결 같이 카즈마의 책을 원했다. 그 열화와 같은 요청이 힘이 되어, 결국 카즈마의 여행서가 세상에 얼굴을 내밀 수 있었다.
작가가 10여 년 동안 여행하면서 겪었던 황당한 경험담을 엮은 『3류들의 납치』는 읽는 이들의 배꼽을 쥐고 흔든다. ‘신이 내린 주둥이’ 박민우 작가의 말발을 뛰어넘는 화술로 독자를 자지러지게 웃긴다.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웃을 일’을 찾는 이들이라면, 유재석의 ‘무한도전’보다는 카즈마의 『3류들의 납치』가 한수 위라고 감히 단언한다. 평소에는 코알라처럼 얌전한 청년이지만, 화가 나면 납치범들을 발차기로 날려 버리거나, 귀신이 나오는 숙소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몇날 며칠을 버텨낸다.
읽다 보면 진짜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사건은 스펙터클하고 기괴하다. 하지만 행간에 느껴지는 전율과 감동은 분명 진실에서 오는 힘일 것이다. 여행의 설렘과 이야기의 짜릿한 긴장을 동시에 원하는 욕심 많은 독자에게 『3류들의 납치』는 큰 기쁨과 만족감을 제공할 것이다.
『공중그네』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유머와 견줄 수 없는
리얼 코믹 스토리
『3류들의 납치』는 『공중그네』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떠오르는 유머 코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3류들의 납치』를 『공중그네』를 비교하기 힘든 것은 『3류들의 납치』가 순도 100%의 진짜 경험담이라는 것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인물들이 어김없이 등장해 이야기에 생생한 활력을 더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포커판에 끌어들이기 위해 오토바이를 멈춰 세우고 협박하는 경찰, 유령이 나오는 방에서 자라고 꼬드기는 호스텔 사장, 한밤중에 숙소에 숨어들어 도둑질하는 불법 이민자, 해병대 훈련을 비웃는 혹독한 투어로 여행자를 괴롭히는 가이드들은 모두 운발도 지지리 없는 카즈마가 만난 이들이다. 이처럼 아이러니하고 황당무계한 등장인물이 나오는 독립적인 에피소드는 각각의 절묘한 기승전결로 여행기답지 않은 큰 감동의 여운을 더해준다.
여행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각
『3류들의 납치』는 ‘황당함’과 ‘재미’가 강조되어 있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점만으로는 『3류들의 납치』의 매력을 한정짓는 건 온당치 못하다.
별난 경험담에 녹아 있는 인간애와 삶에 대한 겸허한 해석은 독자의 무릎을 덥혀주는 뜨거움이 있다. 일탈을 벗어나고픈 여행의 일차적 욕구를 넘어, 한 인간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성찰의 장임을 그는 호들갑스럽지 않게 보여준다.
독서에서 당신이 기대하는 것. 여행의 짜릿한 간접 체험, 별스럽게 신선한 똘똘한 재미, 가볍지 않은 여운. 『3류들의 납치』는 당신이 기대하는 독서 쾌락의 모든 것을 확실하게 채워줄 것이다.
1982년생. 어릴 때부터 빨리 어른이 되어 돈을 벌고 싶어 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직을 했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친구들은 대학생활을 하며 인생을 즐길 때, 그는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고 달을 보며 퇴근했다. 돈을 벌었지만, 마땅히 쓸 곳도 없었다. 그렇게 딱 1년 반을 살았다. 이건 아니다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짐을 쌌다. 역마살이 뼛속까지 들어차서일까? 지금까지 떠돌며 길에서의 삶을 즐기고 있다. 10여 년간 여행을 본업으로 삼고 있지만, 아직도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은 많다. [3류들의 납치>는 그의 10년 동안의 여행 중 겪은, 12가지 여행담을 모은 것이다. 일본에서 남미 여행서 <직업방랑인(放浪職人)>을 출간했다.
제1장 잔혹 코미디, 무대는 사막
제2장 삼류들의 납치
제3장 내 친구, 차
제4장 생체실험, 굶어 죽기 vs. 얼어 죽기
제5장 타코, 총알 그리고 식욕의 함수관계
제6장 죽음을 각오한 사투
제7장 해적과 격랑, 둘 중 하나
제8장 팔레스타인 아빠의 꿈
제9장 새벽 2시의 노크
제10장 어둠의 습지
제11장 국경선의 쟁탈전
제12장 루돌프 택시와 여섯 명의 산타클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