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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화 토지 제4부 15 - 박경리 원작 (커버이미지)
    [문학]만화 토지 제4부 15 - 박경리 원작
    • 박명운 그림, 박경리 원작
    • 마로니에북스
    • 2015-10-11

    현대문학 100년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작박경리의 『토지』, 원작의 느낌 그대로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를 만나다.여러 차례 지면을 옮겨가며 연재되다가 1994년 9월 16권이 발간되면서 완성된 박경리의 대표적 대하소설 『토지』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지 시대의 우리 민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한국 현대 문학 100년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로 손꼽힌다. 이러한 소설 『토지』는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원고, 26년에 걸친 집필기간과 여러 번 바뀐 저작권 등의 문제로 계속되는 재출간에 의해 본래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판을 거듭하며 왜곡과 오류로 원문이 훼손되었다. 이에 마로니에북스는 토지 편찬위원회가 2002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정본작업을 진행한 정황을 토대로 토지 편찬위원회 교수진들과 함께 작가의 의도와 가장 가까운 토지를 출간하기 위해 연재본을 저본으로 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 작업을 통해 작가 고유의 목소리를 살려낼 뿐만 아니라 여러 판본의 전권을 일일이 비교·검토하며 수정되지 않은 오류와 왜곡들도 바로잡았다. 이렇게 완성된 『토지』가 이번에는 5부 총 17권의 만화로 재탄생되었다.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원작 토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으며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뿐만 아니라 원작의 감동까지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만화 『토지』는 문학이 가진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화됐을 때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 만화 한 컷이 갖는 힘과 매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모두가 꿈꾸는 『토지』 완독의 꿈을 만화로원작의 감동과 만화의 재미를 동시에!1897년 한가위부터 광복의 기쁨을 맞본 1945년 8월 15일까지의 한국.근대사를 시간적 배경으로 경남 하동 평사리라는 전형적 한국 농촌을 비롯하여 지리산, 서울, 간도, 러시아, 일본, 등에 걸치는 광활한 국내외적 공간을 배경으로 탄생한 원작 토지는 연재, 탈고하기까지 26년간의 집필 기간, 원고지 3만 매가 넘는 분량의 기록적인 매수와 함께 한국 현대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토지 전권 완독의 꿈을 가지거나 각오를 다진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만화 『토지』는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토지』 완독의 꿈, 이제 만화 『토지』로 이룰 수 있게 되었다.만화로 보는 『토지』는현재 만화로 출간되어 많이 읽혀지고 있는 『그리스 로마신화』나 『삼국지』는 이 모두가 외국서적을 모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문학도 노벨문학상에 거론될 만큼 좋은 작품이 많이 있다. 이 작품은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인물들을 통해 운명을 이겨낸 한이 깊은 삶을 사랑의 차원으로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인간상들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문학적 가치를 언급함에 있어 대한민국의 대표 소설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21권이라는 방대한 분량과 수많은 등장인물 등으로 인해 독자들이 완독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독자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였고,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토지’를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 그리고 원작의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철저한 고증에 의한 작품이라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 생각할 때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세계인들에게 소개시킬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소설 『토지』를 만화로 만든다는 것은 근대화 이전 시대의 한국의 풍경을 모르는 청소년들이나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정서와 삶을 뒷세대 독자들에게 철저한 고증을 통해 그 시대의 생활사, 건축양식, 복식사 문화사 등을 볼 수 있고, 역사적 고증 사료로도 충분하다.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원작 토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으며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뿐만 아니라 원작의 감동까지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만화 『토지』는 문학이 가진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화 됐을 때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 만화 한 컷이 갖는 힘과 매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 만큼 꼭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보유 1, 대출 , 예약 0, 누적대출 1, 누적예약 0
  • 만화 토지 제5부 16 - 박경리 원작 (커버이미지)
    [문학]만화 토지 제5부 16 - 박경리 원작
    • 박명운 그림, 박경리 원작
    • 마로니에북스
    • 2015-10-11

    현대문학 100년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작박경리의 『토지』, 원작의 느낌 그대로생동감 넘치는 붓 터치를 만나다.여러 차례 지면을 옮겨가며 연재되다가 1994년 9월 16권이 발간되면서 완성된 박경리의 대표적 대하소설 『토지』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지 시대의 우리 민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한국 현대 문학 100년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로 손꼽힌다. 이러한 소설 『토지』는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원고, 26년에 걸친 집필기간과 여러 번 바뀐 저작권 등의 문제로 계속되는 재출간에 의해 본래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판을 거듭하며 왜곡과 오류로 원문이 훼손되었다. 이에 마로니에북스는 토지 편찬위원회가 2002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정본작업을 진행한 정황을 토대로 토지 편찬위원회 교수진들과 함께 작가의 의도와 가장 가까운 토지를 출간하기 위해 연재본을 저본으로 한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 작업을 통해 작가 고유의 목소리를 살려낼 뿐만 아니라 여러 판본의 전권을 일일이 비교·검토하며 수정되지 않은 오류와 왜곡들도 바로잡았다. 이렇게 완성된 『토지』가 이번에는 5부 총 17권의 만화로 재탄생되었다.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원작 토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으며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뿐만 아니라 원작의 감동까지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만화 『토지』는 문학이 가진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화됐을 때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 만화 한 컷이 갖는 힘과 매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모두가 꿈꾸는 『토지』 완독의 꿈을 만화로원작의 감동과 만화의 재미를 동시에!1897년 한가위부터 광복의 기쁨을 맞본 1945년 8월 15일까지의 한국.근대사를 시간적 배경으로 경남 하동 평사리라는 전형적 한국 농촌을 비롯하여 지리산, 서울, 간도, 러시아, 일본, 등에 걸치는 광활한 국내외적 공간을 배경으로 탄생한 원작 토지는 연재, 탈고하기까지 26년간의 집필 기간, 원고지 3만 매가 넘는 분량의 기록적인 매수와 함께 한국 현대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토지 전권 완독의 꿈을 가지거나 각오를 다진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만화 『토지』는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토지』 완독의 꿈, 이제 만화 『토지』로 이룰 수 있게 되었다.만화로 보는 『토지』는현재 만화로 출간되어 많이 읽혀지고 있는 『그리스 로마신화』나 『삼국지』는 이 모두가 외국서적을 모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문학도 노벨문학상에 거론될 만큼 좋은 작품이 많이 있다. 이 작품은 역사적 배경뿐만 아니라 인물들을 통해 운명을 이겨낸 한이 깊은 삶을 사랑의 차원으로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인간상들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문학적 가치를 언급함에 있어 대한민국의 대표 소설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21권이라는 방대한 분량과 수많은 등장인물 등으로 인해 독자들이 완독하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독자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였고,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토지’를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 그리고 원작의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철저한 고증에 의한 작품이라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 생각할 때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세계인들에게 소개시킬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소설 『토지』를 만화로 만든다는 것은 근대화 이전 시대의 한국의 풍경을 모르는 청소년들이나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정서와 삶을 뒷세대 독자들에게 철저한 고증을 통해 그 시대의 생활사, 건축양식, 복식사 문화사 등을 볼 수 있고, 역사적 고증 사료로도 충분하다.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원작 토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으며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뿐만 아니라 원작의 감동까지도 섬세하게 담아냈다. 특히 만화 『토지』는 문학이 가진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화 됐을 때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 만화 한 컷이 갖는 힘과 매력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 만큼 꼭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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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마산장 살인사건 (커버이미지)
    [문학]백마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5-10-11

    밀실 트릭, 도미노 살인, 노래에 숨겨진 수수께끼, 명콤비의 대활약, 그리고 예상을 뒤엎는 뜻밖의 결말…. 추리소설의 모든 것을 다 갖췄다!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의 진수《회랑정 살인사건》으로 국내에 추리소설 붐을 일으킨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백마산장 살인사건》이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출간됐다. 일본을 넘어서 이제 국내에서도 추리소설의 대부로 자리 잡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이미 나오키 상 수상을 통해 문학성을 인정받았으며, 놀라운 페이지터너로서의 재미와 감동까지 겸비한, 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기다려지는 선물’이다. 나오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그의 작품 중 《백마산장 살인사건》은 비교적 초기작으로,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 세계의 지경을 넓혀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방과후》로 데뷔해 학원물 위주의 작품을 쓰던 작가가 처음으로 본격 추리소설에 도전해 놀라운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작품에는 밀실 트릭, 도미노 살인, 노래에 숨겨진 암호, 그리고 예상을 뒤엎는 반전까지 여러 가지 트릭이 등장해 추리소설의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겨울철 인적이 드문 백마산장의 펜션을 무대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밀실 살인과 영국 동요 ‘머더구스’에 얽힌 암호를 풀어 살인사건의 비밀을 찾는다는 설정의 이번 작품 역시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기다려온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독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영국 동요 ‘머더구스’의 노래에 숨겨진 살인사건의 비밀을 찾아라이 작품은 ‘마을과 멀리 떨어진’ 펜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특이하게 서양식 펜션을 무대로 삼았다. 영국인의 별장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머더구스’라는 펜션에는 각각 영국의 전래 동요 ‘머더구스’의 작품 제목을 딴 방들이 있고, 또 그와 관련된 노래가 걸려 있다. 이 ‘머더구스’의 노래가 살인사건의 암호를 푸는 열쇠가 된다. ‘머더구스’는 영국의 전승 동요로 운율을 우선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내용과 등장인물이 간혹 엉뚱하거나 기괴하다. 때문에 유연성 있는 아이들은 가사에 개의치 않고 리듬을 따라 부르며 노래를 익히지만, 성인들은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 노래는 동요이지만 잔혹해 보이는 가사 때문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반 다인의 소설에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그런 ‘머더구스’의 가사를 소재로 사용하면서도 가사를 일종의 암호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나오코의 죽은 오빠 고이치가 보낸 그림엽서에 적힌 “마리아 님은 언제 집에 돌아왔지?”라는 불가사의한 문장을 시작으로 작품 내내 풀어나가는 암호 해독의 재미는 끝까지 독자들이 작품에서 손을 떼기 힘들게 만든다. 개별적으로 전혀 연광성이 없는 듯 한 동요들은 어떤 규칙에 의해 재조합되며 서서히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의 치밀하고 정교한 상상력에 또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작품의 또 다른 묘미는 탐정 역할을 맡은 여대생 콤비의 등장이다. 나오코는 예쁜 외모에 가냘픈 전형적인 여대생 이미지이지만, 마코토는 큰 체격에 옷차림과 말투가 남자 같아서 늘 남자로 오해받는다. 대조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두 사람이 각각 역할을 분담하면서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재미 역시 이 작품의 매력이다. 작품 속에 숨어 있는 90년대의 자본주의와 붕괴하는 가족상의 아픔을 찾아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통해서 그 시대의 사회상과 분위기를 묘하게 자아내는 능력은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전매특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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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베라는 남자 (커버이미지)
    [문학]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10-11

    “건드리면 폭발하는 오베가 왔다!”전 세계 30개국 판권 수출독일 슈피겔지 20주 연속 베스트셀러유럽 전역 100만 부 판매 달성!지금 가장 핫한 밀리언셀러의 한국 상륙!따뜻하고, 재미있다. 거기에 견딜 수 없이 감동적이다. - Daily mail휴가 때 읽기 완벽한 소설! - Evening Standard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운 소설이다. - 작가 Gavin Extence읽는 내내 깔깔거리며 웃다가,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는 울어버렸다. - 독자 Jules스웨덴의 한 블로거를 전 세계적 스타 작가로 만든 데뷔 소설!독일,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등 유럽 전역 베스트셀러 등극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올해의 책’ TOP3 차지!웬만하면 마주치기 싫은 까칠한 이웃 남자, 오베‘그것들’이 이사 온 뒤, 그의 인생에 유쾌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무엇이든 발길질을 하며 상태를 확인하는 남자. BMW 운전자와는 말도 섞지 않는 남자. 키보드 없는 아이패드에 분노하는 남자. 가장 싫어하는 광고 문구는 “건전지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웬만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까칠한 이웃 남자, 오베가 나타났다! 매일 아침 6시 15분 전, 알람도 없이 한 남자가 깨어난다.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양의 커피를 내려(반드시 커피는 내려 마신다) 아내와 한 잔씩 나누어 마신다. 커피포트에 남는 커피의 양도 언제나 일정하다. 그리고는 마을 한 바퀴를 돌며 시설물들이 고장 난 것은 없는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 ‘고장 낸’ 것은 없는지 확인한다. 40년 동안 한 집에서 살고, 같은 일과를 보내고, 한 세기의 3분의 1을 한 직장에서 일한 59세 남자 오베. 그에게 31세 젊은 관리자들이 말했다. ‘이제 좀 쉴 때도 되지 않았냐’고. 이 한 마디로 오베는 자신의 일생을 바친 직장에서 쫓겨난다. 그저 ‘이전 세대’가 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된 상황에 반년 전 떠난 아내의 빈자리가 유난히 크다. 하지만 아내가 없다는 이유로, 그래서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모두들 자리를 비운다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그렇기에 오베는 단 한 번도 결근하지 않았다.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책임져야 할 사람도, 일자리도 없다. 오베에게는 죽을 일만 남았다. 그렇게 오베는 어느 화요일 오전,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을 하게 되었다. 부엌 싱크대 앞에 서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일. 그리고 그는 결심한다.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고리를 천장에 박겠노라고. 그 고리에 밧줄을 걸고 자살할 것이다. 늘 그렇듯 오베는 이 일을 해낼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베가 막 고리를 박으려는 순간, 엄청나게 귀찮고 성가신 소리가 들려온다. 오베의 건너편 집에 지상 최대의 얼간이가 이사를 온 것이다. 게다가 오베가 딱 싫어하는 타입의 인간들이다. 남자는 도대체 흐리멍텅한 게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사는지 알 수가 없고, 여자는 시도 때도 없이 짜증을 부린다. 애들은 되바라져서 따박따박 말대꾸나 한다. 더불어 네 사람 다 굉장히 성가시기까지. 그들로 인해 오베의 계획은 사실상 시작 단계에 이르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사람을 다방면으로 귀찮게 하는 이 인간들은, 오베가 자살을 기도할 때마다 기가 막힌 타이밍에 방해를 한다. 오베가 자살을 포기하고 싶게 만들 만큼.30초마다 웃음이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소설시종일관 유쾌하고, 불현듯 감동적인 소설이 온다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오베는 스웨덴의 무명작가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을 일약 스타 작가로 만든 데뷔 소설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의 주인공이다.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까칠하고 버럭버럭 화를 내는 오베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아내를 그리워하며 자살을 준비하는 모습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살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챙기며 ‘물건 하나 제대로 못 만드는 세상’이라며 투덜대는 모습은 또다시 배꼽을 잡게 만든다. 이웃집에 이사 온 30세 부부와 어린 딸들에게 역시 까칠한 이웃 아저씨이지만, 점점 마음을 열어가며 무심한 듯 챙겨주는 모습에 문득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거의 매일 티격태격하며 지내온 친구 루네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소중한 사람을 진국으로 아낄 줄 아는 ‘상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이웃집에 이사 온 ‘이상한’ 가족들 때문에 자살도 마음대로 못하는 오베. 과연 그는 희한한 이웃들과 성가신 고양이의 기상천외한 방해공작, 관료제의 로봇 하얀 셔츠들의 도발을 물리치고 무사히 아내 곁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니면 자신의 일상에 생기기 시작한 균열을 받아들이고, 하얀 셔츠들로부터 루네를 지켜낼 수 있을까?스웨덴에서 온 이 재기발랄한 소설은 읽는 내내 터져 나오는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그러다가 불쑥 코끝을 찡하게 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는 따뜻해진 마음을 어찌할 줄 몰라 옆 사람에게 ‘오베의 매력에 대해’ 말하게 하는 마법 같은 소설이다. 스웨덴의 한 블로거를 일약 스타 작가로 만든 데뷔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스칸디나비아식’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나라에서 온 새로운 까칠남!2013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나라 스웨덴에서 또 다른 이야기꾼이 탄생했다. 바로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이다. 이미 유럽과 영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백 세 노인』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과는 다른 매력을 인정받고 있다.데뷔작 『오베라는 남자』는 인구 9백만의 스웨덴에서 7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신인 작가를 스타로 만들어준 소설이다. 이후 판권이 수출되기 시작하며 유럽에서도 단기간 내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국가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오베’의 인기는 아직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 국내 출판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특히 문학 시장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텍스트는 그야말로 넘쳐나지만, 정작 ‘읽을거리’는 가물어가는 상황이다. 이때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의 탄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오베라는 남자』 이후 발표한 소설들도 큰 히트를 치며 새로운 스토리텔러의 탄생을 알렸다. 후속작 『My Grandmother Asked Me to Tell You She\'s Sorry』와 『Britt-Marie Was Here』 역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걸출한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겨울 영화로도 개봉 예정이며,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두 편은 다산책방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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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커버이미지)
    [문학]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세계사
    • 20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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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도전 (커버이미지)
    [문학]정도전
    •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5-10-11

    한 혁명가의 야망과 좌절과 승리를 피로 묻혀가며 써내려간 생생한 이야기 KBS <정도전>, MBC <파천황>이란 드라마로 전격 방영공자 맹자 주자가 꿈꾸던 군자의 나라, 선비라면 누구나 상상했지만 단 한 번도 세워진 적이 없는 이상 국가, 삼황오제 시절에나 가능했으리라는 전설 속의 그 나라를 지상에 실제로 세운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삼봉 정도전, 그가 세운 나라는 조선이었다. 이재운 장편소설 <정도전, 그가 꿈꾸던 나라>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철학자들이 꿈꾸던 군자의 나라, 백성을 하늘로 섬기는 민본(民本) 국가를 완벽하게 설계하여 주춧돌에서 대들보까지 일일이 새로 놓아가며 <조선>을 세운 한 혁명가의 야망과 좌절과 승리를 피로 묻혀가며 써내려간 생생한 이야기다. 조선 건국의 주역이었던 정도전의 삶은 KBS <정도전>, MBC <파천황> 이란 드라마로 방영되어 이 시대의 제대로 된 선비정신, 시대정신을 우리에게 제시해 줄 것이다.정도전, 이성계, 정몽주, 이방원, 이색, 최영…, 여말선초(麗末鮮初) 무수한 영웅호걸과 철학자들에 맞서고 명 태조 주원장과 싸우겠다며 황궁에 첩자를 보내고 산해관에 게릴라를 투입시켰으며, 한혈마(汗血馬)처럼 내달리며 요동 수복군 20만 대군을 조련해낸 조선의 설계자 정도전의 함성을 들어본다. 채찍을 휘두르듯 숨 가쁘게 휘몰아치는 소설가 이재운에 의해서 그 함성이 울려 퍼질 것이다. * 역사의 행간에 숨은 진실,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사실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조선 건국의 기틀을 세우고 민본의 정치를 실현하고자 한 정치가 정도전, 조선건국의 설계자이면서 주역이었음에도 정적들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조선왕조 500년간 역적의 이름으로 남아야 했던 비운의 혁명가 정도전의 삶이 이재운 작가에 의해서 낱낱이 조명되고 있다. 승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옹호하는 역사의 그 이면을, 역사의 행간에 숨겨진 진실을, 작가는 소설적 상상력과 치밀한 고증을 통해 생생하게 밝혀낸다. 이 소설은 우리 역사가 다 말하지 못하고 실록의 행간 속에 숨어 있던 사실들, 누군가 함부로 말할 수 없었던 감춰진 역사를 소설적 설정을 통해 치밀하게 구성하고 있다. 해박한 역사인식에 발판한 작가적 상상력의 무궁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정도전을 죽이지 않았다’ 는 태종 이방원의 고백록 : 정도전 큰아들 정진에게 고백하는 삼봉 정도전 살해 사건의 모든 것정도전의 큰아들 정진은 아버지가 처형당하고 형제 셋까지 죽은 뒤 16년 동안 전라좌도 수군으로 지내며 온갖 시련과 고통 속에 보낸다. 아버지와 형제들의 제사를 지내던 어느 날, 큰아들과 함께 어디론가 끌려간다. 이성계와 함께 조선개국 일등공신인 아버지 정도전을 죽이고 가문을 무너뜨린 태종 이방원이 몰래 부른 것이다. 정진 부자, 그리고 세자인 충녕(이도)을 불러들여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정도전 살해 사건’에 대한 충격적인 전모를 고백한다. 정도전은 신원할 수 없지만 그의 장자 정진과 정도전의 손자들에게 모두 벼슬을 내릴 것이며, 정도전의 조선 건국이념을 살리고 정도전의 건국 개혁조치를 그대로 따르겠다고 약속한다. 정도전 자손들은 금고에서 해제되고, 정도전이 받았던 공신녹권과 땅을 돌려받는다. 정도전의 이름에는 역적이라는 누명이 벗겨지지 않았지만 정도전의 자손들은 이후 대대로 요직에 등용된다. 이 책은 작가가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가지고 인물을 창출하고 사건을 풀어내며 정도전 살해 미스터리를 개연성 있게 전개시키고 있다. * 꿈꾸던 이상국가를 채 이루지도 못하고, 요동 수복의 야망마저 역사 속에 묻혀버린 불운의 개혁가 정도전의 삶이 아들 정진의 독백 속에 살아 움직인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철학자들이 꿈꾸던 군자의 나라, 백성을 하늘로 섬기는 민본(民本) 국가를 완벽하게 설계하여 주춧돌에서 대들보까지 일일이 새로 놓아가며 조선을 설계했던 혁명가 정도전. 그가 꿈꾸던 조선은 요동을 수복하고 잃어버린 고구려 백성과 여진족까지 품어 안는 나라였다. 정도전은 요동 땅을 점령하고 고구려 정신을 이어가는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할 꿈을 꾸고 있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스러졌다. 정도전이 살해되지 않고 그가 꿈꾸던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고 요동정벌을 성공시켰다면 우리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역사의 가정이란 없지만, 조선 500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성공하지 못한 그의 개혁의 실천과 꿈은 그래도 조선 왕조 500년 내내 유지되고 살아 움직였다. 이 소설에는 요동을 호령하고 중국 명나라의 호통에도 끄떡하지 않았던 정도전의 용맹과 야망을 그의 아들 정진의 시선으로 다양한 모습을 띤 채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역사인식과 울림을 던져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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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강에 비친 달 (커버이미지)
    [문학]천강에 비친 달
    •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15-10-11

    “<대장경>을 무지렁이 백성들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우리 글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것이 바로 세종과 신미가 꿈꾸는 조선의 글자였다.”천 개의 강에 달빛이 비치듯부처의 가르침이 온 백성에게 드리우길 바랐던세종과 신미 대사가 이룬 한글 창제의 진실!조선 왕조 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를 구가한 왕으로 평가받는 세종. 그리고 그가 이룩한 찬란한 업적, 한글 창제. 하지만 한글 창제에 세종 외에 공을 세운 또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이름을 지울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고승’ 신미 대사다. 이번 한글날에 맞춰 출간 예정인 정찬주 작가의 장편소설 <천강에 비친 달>은 한글 창제에 얽힌 비밀을 밝힌 작품으로, 조선 초 최고의 범어(산스크리트 어) 전문가이자 학승(學僧)이었던 신미 대사가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이었음을 조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글은 세종이 집현전 학사들과 함께 창제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실제로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 창제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다는 기록은 <세종왕조실록>어디에도 없다. 이 소설에 따르면 집현전이 사실은 한글 창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며, 훈민정음 해례 서문을 쓴 정인지조차 “집현전 학사들 중에 어느 누구도 훈민정음의 오묘한 원리를 알지 못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글 창제는 세종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일까? 훈민정음이 반포되기 8년 전에 이미 훈민정음 언해본 <원각선종석보>가 발간된 것은 무슨 의미일까? 세종은 왜 문종에게 ‘우국이세(祐國利世) 혜각존자(慧覺尊者)’란 존호를 신미 대사에게 내리도록 유언했을까? 정찬주 작가는 이 모든 의문들이 “신미 대사의 훈민정음 창제라는 공을 빼버리면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범어를 통달한 신미 대사가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을 탄생시켰음을 보여준다. 소설은 수수께끼로 가득 찬 한글 창제의 진실을 야사가 아닌 정사, 즉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낱낱이 풀어나간다. 이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에 문학적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의 재미를 넘어, 역사적 진실에 새롭게 눈뜨게 하는 놀라운 지적 감동을 선사해준다. 소설가 조정래는 “<천강에 비친 달>은 소설적 허구가 아닌 역사적 진실의 올곧은 복원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는 정찬주 작가가 “소설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확대시키는 동시에 지적 감동에 취하는 큰일을 해냈다.”고 평하고 있다. <천강에 비친 달>은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유불(儒彿) 갈등과 왕권과 신권(臣權)의 대결을 비롯해 한글 창제를 둘러싼 갈등 양상과 시대상을 생생하게 구현해낸다. 특히 한글 창제에 영향을 끼친 불교 사상은 특정 종교의 한 분파가 아닌 민족정신의 중심 사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한국 불교가 훈민정음에 나타난 자주정신과 평등사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종과 신미가 배불숭유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의기투합해 한글을 창제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모든 백성이 인간다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이룩하고자 한 뜻이 통했던 까닭이었다. 글자를 모르는 백성들을 가엾이 여겼던 두 사람은 우리 글자를 만들어, 천 개의 강에 비치는 달빛과 같이 만백성의 고통을 어루만져 낫게 해주고 싶었고, 백성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랐던 것이다. 그들이 품었던 민본 애민 사상의 대의(大意)는 오늘날 우리들이 한마음으로 바라는 서원(誓願)이기도 하다. 600년 전에 품었던 세종과 신미의 염원이 이토록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 국가의 정통성과 위신을 바로세우는 한글을 다시금 환하게 비춰줄 횃불 하나가 밝았다. <천강에 비친 달>이 밝혀주는 한글 창제의 진실을 통해 혼탁한 시대에 역사의 주체로서 다시금 삶을 밀고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출판사 서평]“세종이 신미를 살리는 일은 신미의 이름을 지우는 것이었다.”연못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지 않는 달빛처럼 시비와 집착을 초월해 우리 글자를 만드는 데 매진한 신미 대사훈민정음은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의 도움을 받아 창제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 창제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다는 기록은 <세종왕조실록>어디에도 없다. 조선 왕조는 건국이념으로서 숭유억불(崇儒抑佛)을 정책적으로 표방했는데, 따라서 세종은 유학을 숭상하여 한자가 아닌 다른 글자는 언문이라고 천시하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훈민정음을 드러내놓고 창제할 수 없었다. 유신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종은 훗날 문종이 되는 세자, 수양대군, 안평대군, 정의공주 등의 도움을 받아 끝끝내 훈민정음 스물여덟 자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때 세종을 도운,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은 가장 중요한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신미 대사였다. 정찬주의 장편소설<천강에 비친 달>은 당대 최고의 범어(梵語, 산스크리트 어) 전문가이자 세종의 총애를 받았던 신미 대사가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임을 밝힌 작품이다. 기존에 훈민정음 창제의 비화를 다룬 장편소설들이 몇몇 출간되어 있지만, 한글 창제의 주역으로 ‘신미 대사’라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운 소설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정설로 굳어진 ‘세종과 집현전의 한글 창제설’이 지닌 의문점을 제기하고,<조선왕조실록>,<사리영응기> 등 풍부한 사료와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그동안 학계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신미 대사라는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천강에 비친 달>은 방대한 지식과 예리한 역사의식을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엮어 만들어낸 탄탄하고 웅장한 서사와 역사적 현장에 직접 들어온 듯이 생생한 묘사, 인간사에 대한 밀도 높은 통찰력을 지닌 작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문학적 ‘허구’를 넘어 역사적 진실의 올곧은 ‘복원’으로 자리 매김하면서 소설이라는 장르의 지평을 새롭게 확대시키고 있다.“한글 창제(創制)에 있어서 창(創)은 세종, 제(制)는 신미의 몫이었다.”유불(儒佛) 싸움의 진흙탕 속에서 불(佛)이 살아남아 남긴 우리 글자, 세종이 창안하고 신미 대사가 만든 28자의 훈민정음 이야기<천강에 비친 달>은 세종 즉위 2년인 1420년부터 세종이 승하한 1450년까지 30년에 걸쳐 우리 글자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펼쳐내면서, 한글 창제를 둘러싼 갈등 양상과 시대상을 생생하게 구현하고 있다. 전(前) 왕조에 대한 부정과 새로운 지배 질서의 창출을 위해 숭유억불을 정책적 이념으로 내세우던 조정 대신들과 세종의 팽팽한 대립, 왕명에 따라 작업을 수행했지만 반대 세력들의 계략 속에 생명의 위협을 당했던 신미 대사, 한글 창제를 통해 명으로부터 자주성을 수립하고 백성을 고통 속에서 구제하고자 했던 세종의 민본사상, 또한 세종에게 자비를 통해 중생을 구제하는 애민사상을 설파했던 신미의 모습 등이 일필휘지로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더불어 우리 글자를 향한 도정의 질곡 마디마디에 새겨진 불교적 사유는 마치 운수납자의 행보를 따라하듯 구름같이 떠돌고 물같이 흐르며 작가 특유의 담백하고도 유연한 필치로 펼쳐진다. 이 소설에서 신미는 세종이 일러준 상형(象形)의 바탕, 즉 자음은 혀 모양, 입술 모양, 이 모양을 바탕으로, 모음은 천지인을 바탕으로 하여 글자꼴을 만들고, 이 자모에 범자의 자음과 모음처럼 가획과 합용, 교합을 통해 우리 글자인 정음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신미 대사뿐 아니라 우리 글자를 만들려는 일념 하나로, 신미 대사, 세자, 수양대군, 안평대군, 정의공주, 일부 사헌부 대신들과 집현전 학사들이 협력하고 조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처럼 소설은 무지렁이 백성들을 구제하고 나아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자주성, 국가의 정통성과 위신을 바로세우는 우리 글자를 만들고자 했던 세종대왕과 신미 대사를 비롯한 역사적 군상들을 생동감 있게 재현해내고, 그들이 지닌 인간적 고뇌와 방황을 시대적 대의(大意)와 종교적 성찰로 승화하여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던져준다.“중생을 위해 정진하는 길, 그것밖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천 개의 강에 비친 달빛 너울 그 자체인 한글,그 안에 담긴 자유와 문명을 희구하는 찬란한 진실유교 국가였던 당시의 조선에서 세종은 계속되는 왜국 사신의 요구를 물리치고 오직 1질밖에 없는 해인사 <대장경판>을 끝끝내 지켜냈으며, 태조가 발원했던 흥국사 사리전을 중수하고 궁중의 내불당을 인왕산 산자락에 대규모로 신축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을 우리 글자로 손수 작곡하기도 했다. <월인천강지곡>은 글자 그대로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치듯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화가 온 백성에게 드리우는 노래라는 뜻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이 모든 중생에게 두루두루 미쳐 백성들마다 불교에 귀의하는 마음이 솟구치기를 바랐던 세종의 애민사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속리산 복천사로 내려가 평생을 은둔하며 지냈던 혜각존자 신미 대사. 그림자나 연못에 자신의 흔적을 새기려 하지 않는 달빛처럼, 시비와 집착을 초월하여 오로지 우리 글자에만 매진했던 신미 대사가 세종과 한마음으로 바랐던 한 가지는 중생을 위해 정진하는 길, 그것뿐이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분열과 고통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보다 각별하게 와 닿는다. 소설가 한승원은 이 소설에 대해 “한문 문화에 억눌려 있던 우매한 민초들의 삶을 해방시키고 자유와 문명의 찬란한 꽃을 피우게 한 위대한 자산인 우리 한글이 불교 사상의 한 유산이라는 해석은 우리 삶의 미래에 찬란한 이정표를 제시해준다.”고 평했다. 세종과 신미가 함께 이룬 한글 창제에는 자유와 문명의 꽃을 피워 새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열망과 의지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한글 창제에 담긴 한국 불교의 자주정신과 평등사상을 통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민족적 자긍심과 긍지를 확인하고, 우리 삶의 근간을 보듬고 살펴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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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친구 노무현 (커버이미지)
    [문학]내 친구 노무현
    • 김수경 지음
    • 한길사
    • 2015-10-11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모든 진실한 것들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밟고서만 오는 법이었다.”-작가 김수경미당 서정주의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등단한 작가 김수경, 계간 <외국문학>, 월간 <문학정신>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자, 도서출판 열음사 대표이며, 우리들병원의 설립인이자 경영인으로 알려진 김수경. 그러나 무엇보다“그녀 김수경”은 노무현이 아직 대통령으로서 공적 생활을 하지 않았던 시기에 노무현 옆에서 그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들었던 노무현의 친구다. 1990년대 초 김정길(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소개로 만나게 된 노무현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애당초 그의 정치적 신념이 그 실천의지가 진심일까 하는 의심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진심일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궁극적으로 그의 뜻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노무현은 그녀의 친구이자, 우리 5천만 국민에게는 공동의 아픈 기억으로, 늘 잊히지 않는 사람, 부재함으로써 늘 현존하는 사람, 늘 그리운 사람이다. 스스로를 추방시켰기에 추방되지 않는 자, 스스로를 추락시켰기에 추락되지 않는 자, 우리 시대 극도의 모순과 부조리를 스스로의‘이론의 여지없는 부서짐’으로, 형언하기 힘든 ‘추상’으로 압축해버린 비극의 원형. 노무현은 우리가 가장 대면하기 힘든 진실, 그러나 대면하지 않을 수 없는 진실이 되어버렸다. <내 친구 노무현>은 기존의 노무현 평전이나 그의 행적과 활동에 바탕을 둔 사실 및 기록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과 장르의 작품이다. 우리 동시대인 누구나 기억하는 공동의 기억이자, 가장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소재 노무현을 쓰는 데 있어 작가 김수경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가능한 글의 형식을 찾는 것이었다. 가장 사적이고 가장 내밀한 이야기가 글쓰기, 출판이라는 사건을 통해 공론의 장에서 담론될 것이다. 은폐함으로써 폭로하고, 상상함으로써 실재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진실을 계시하기 위한 가장 담대하고 진지한 행위가‘놀이’처럼 진행될 것이다. 노무현 개인의 삶이 환기되고, 우연과 필연으로 교차된 노무현과 김수경의 삶이 직조될 것이다. 실재건 상상이건, 기억의 시퀀스건, 몽타주건, 그들의 이야기가 텍스트로 물화되는 순간, 타자의 수많은 독해가 이루어질 것이다. 두려움? 노무현의 죽음 이후 노무현에 대한 글쓰기는 작가 김수경 안에서 이미 운명적으로 배태되었을 수 있다. 글쓰기가 기획되고, 출판사의 원고 독려가 연일 진행되면서 그녀를 괴롭힌 것은“폭포수처럼 배란되는”기억들, 그리고 그 기억들과 함께 수반되는“노무현 글쓰기”의 부질없음이었다. “기억한다는 것은 아니 쓴다는 일은 가장 잔혹하고 끔찍한 일인지도 몰라. 그런데 그녀마저도 이 세상에다 그를 상품으로 내놓으려 하다니!그들 사이에 나눈 이런 사적인 대화를 기록하려 하다니!” 그러나“수많은 단어와 절로 이루어진 자식들을 세상 밖으로 내지르고 싶은 산욕”은 걷잡을 수 없었다. 노무현의 순진무구함, 노무현의 솔직함이“자신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문화 아니 헛된 교양”을 통해 왜곡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수시로 찾아왔다. 그녀의 글쓰기는 좌초한다. 글쓰기의 불능성 속에서 작가 김수경은 방황하고 좌절한다. 그러나 친구 노무현에게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묘비는 결국 글쓰기밖에 없었다. 노무현의 49재를 보내고, 그의 5주기를 보낼 때까지도 강렬하게 느끼지 못했던 그의 죽음을, 그의 부재를, 산욕에 들떠 글자를“두드려나갔던”, 오로지 눈앞에 보이는 세상이라곤 컴퓨터 화면 속 문자 일루전Illusion이 전부였던 지난 몇 달 간의 집필 기간에야 비로소 온몸으로 절감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평전? 실명 소설? 기존의 도식적 장르 개념에 김수경은 무심하다. 그런데 또 늘 장르가 문제였다. “그런데 언제나 장르가 문제였다. 그건 말이야. 목욕탕 입구에서 여탕과 남탕이 갈라지는 것처럼 명확한 게 아니란 말이지. 진실과 사실 사이에서, 상상과 실재 사이에서, 노출과 은폐 사이에서. 모든 사이의 공란에서. 그녀가 쓰려는 글을 시나리오라고 불러야 하나 소설이라고 불러야 하나, 혹은 다큐멘터리라고 불러야 할지, 회고록이라고 불러야 할지, 판타지라고 불러야 할지, 환영이라고 불러야 할지.”작가 김수경은 실재와 허구라는 이분법을 농락하듯 두 세계를 혼융하고 압축하고 입체화한다. 독자는 그 입체 속에 기이하게 빨려 들어간다. 내레이션은 시간 순차적 서사를 무시하며, 기억이 출몰하는 대로, 공간이 이동하는 대로 자유롭게 유영한다. 글은 쓰여지면 쓰여지는 대로, 쓰여지지 않으면 쓰여지지 않는 대로 쓰여진다. Mise-en-ecriture. 글쓰기 자체의 장면화. 혹은 노면露面 설계. 소설 속 주인공“그녀 김수경”은 작가 김수경이 이동하는 대로 따라온다. 소설적 현재란 없으며 오로지 글쓰는 현재, 글이 탄생하는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작가는 글쓰기 장면 자체를 노출하는 미장센을 일부러, 호기롭게, 구사한다. 완전한 나체, 철저하게 진실한 솔직함만이 소설적 진실을 태생시킨다고 작가는 믿는 듯하다. 제사題辭: 글의 내용 설명을 위해 명구를 첫머리에 인용하다.<내 친구 노무현>을 인도하는 첫 번째 제사는 카잔차키스의 단언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에,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기에, 그래서 자유로운 자, 작가 김수경이 글을 쓸 수 있었던 다짐은 카잔차키스의 이 빛을 발하는 고뇌, 끓어오르는 초월적 활력 그 비슷한 것이지 않았을까? 또한 그녀가 인간 노무현에게서 본 진실이 바로 이 진실이었다. “그의 존재 자체가 내겐 경이였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꿀 수 없었던 꿈을 꾸게 만들었다. 마음 한구석에 처박아놓았던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게 했다. 효용의 가치뿐인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어쩌면 무용한 자들의 현현한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세상을 떠났다. 이 세상에 태어나 그토록 거짓 없는 영혼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은 나의 행운이었다. 그의 친구였던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나는 마음으로 그 우정에 응답했고 도리를 다하려 했다. 그 또한 그랬다는 것이 고맙다.” 작가가 계시하고 싶은 진실은 또 있다. 드러내놓고 주장하지 않으나 분명히, 단호하게 말하는 진실. 그것은 노무현이라는 먹이를 포획하기 위해 그의 주위에서부터 서서히 그를 포위해가는 기이한‘사냥감 몰이’시스템이다. 이 궁극적 사냥감과 더불어 그녀 자신이 포함된, 뭇 “추방당하는 자”들에게 꽂힌 공권력의 비수,“닌자의 칼”. 1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7개의 장으로 구성된 <내 친구 노무현>은‘차례’라는 말도 과감히 생략하는 비도식의 플랜plan을 짰다. 각 장은 하나로 요약할 수 없는 파편 같은 숱한 일화와 장면들로 몽타주 montage되지만, 결국 하나의 결정적 장면, 결정적 생生이다. 심장을 쪼개듯 아프게 환기되는 기억처럼 노무현의 육성이 들려온다.“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그녀가 세무조사를 받기 시작했을 때, 그는 전화해왔다. 그녀는“수천 가지를 원망하고 싶었지만 모든 것을 목구멍 너머로 삼켰다.” 말을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노무현도 1, 2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동안 한참을 말없이 침묵했다.1, 2분간의 침묵의 공간이 우주만큼 넓고 깊었다. 그 침묵의 끝자락에서 노무현이 말했다.“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이 장은 작가가 수차례 고쳐 쓰기를 거듭했던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바로‘그날’의 이야기다. 모멘텀. 봉하의 부엉이바위에서 그가 낙하하던 날, 산산이 부서지던 날… 거대한 충격과 애도의 물결 속. 실명들이 환기되며, 우리 모두를 그날 과거의 현재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의 두 눈이 유리창 건너편에서 그녀를 따뜻하게 다독이고 있었다. 맞아. 일종의 파수꾼 같아.”(안희정) “그녀는 한순간 옆자리에 앉은 유시민의 눈알 속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의 두 눈은 울어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유시민) 그리고“어떤 죽음의 형식도 죽음에 대한 해석도 슬픔을 넘어서지 못하는”계속해서 이상하게 터져나오는 오열. 2 Metaphysical Requiems ― 신해철에게 작가는 이 장을 쓸 때만 해도 신해철과 통화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될 무렵, 시독회 모임을 알리기 위해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받지 않는 전화. 신해철의 부재가 확정적 사실이 된 것은, 작가가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을 퇴고하고 있을 때였다. 신해철의 음악에 영감 받아 헌사된 Metaphysical Requiems 장은, 하여, 다시 한 번 미묘하게 수정되고 보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신해철의 고통이 전해져왔다. 그녀는 그 고통을 맨살로 느낄 수 있었다. 그의 폭음과 발작을, 그가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 가졌던 절망적 교향곡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고조되었고 증폭되었고 또 한없이 가라앉기도 했다. 그리고 찢어졌다.” 노무현의 부재가 불러온 기억의 출몰과 함께 늘 노무현을 노트북에, 아이패드에 연일 채워가던 중, 작가 김수경은 중국에서 노무현 5주기를 맞는다. 숲을 산책한다. 그를 추모한다. 레퀴엠을 듣는다. 신해철을 듣는다. 죽음의 이미지가 숲 속에 차오른다. 노무현의 죽음으로부터 모든 정치적 담론을 걷어내고 싶은 알 수 없는 충동에 휩싸인다. 가장 고통스러운 애도, 새벽 숲의 황홀한 심포니. 승효상의 노무현 곡장. 붉은 암적색의 코르텐스틸. 내부의 철을 영구적으로 보호하는 철재.“노무현을 불멸의 반석 위로 올려놓을 철벽.” “승효상은 노무현의 철학, 노무현의 가치란 말을 할 때는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띄어 말했다.” 그녀 김수경은 승효상이 노무현에 대해 정의 내린“자발적 추방인”이라는 표현을 환기한다. 병원 원장“마누라”로 살아가던 그녀 김수경이 노무현을 운명적으로 처음 만난 부산 서면 로터리 1987년 6월 18일, 그 모멘텀. 가장 눈부신 하이라이트, 환각이든, 신열이든. “그녀의 눈에는 그들 모두가 그 순간에는 스파르타쿠스였고, 체 게바라처럼 개개인의 존재가 황홀하게 빛났단 말이지. 그들 시위대의 맨 앞 중앙에 노무현이 서 있었다. 마주친 순간은 극히 짧았다. 짧은 순간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했다. 이해와 수용. 그녀는 순교자처럼 거리에 서서 포효하고 있는 사내가 노무현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3 올모스트 블루 작가 김수경은 노무현을 쓰면서 또다시 베네치아를 여행한다. 부득이한 여행, 그러나 베네치아는 얄궂게도 죽은 자들을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침묵의 무한 공간 베네치아에서 그녀는 물 위에 떠 있는 무덤들을 환유해낸다. 추방당한 자들, 한없이 내쫓기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끝간 데서 찬연히 낙하한 자들. 그녀 김수경은 노무현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고, 하로동선 모임을, 잃어버린 세대를 추억한다. 정치적 낭인들이 뭉쳐 의기투합했던 시절, 상실의 시대, 쓸쓸하고도 씁쓸한 희비극, 자조와 농담 자욱한 블랙유머, 기이한 정치 삽화. 김영삼이 주도했던 3당 합당의 진실, 그 이면의 폭로. 정치론적 통찰. 전광석화처럼 떠오르는 상은 때론 한 줄의 명사구로 불쑥 귀결된다. 그것은 절제된, 그러나 촌철살인 하는 명구다. 방향타를 잃은 듯 자유자재로 흐르던 이미지들은, 단어들은 범람하는 지점에서 얼른 숨을 고르고 절제된다. 억누른 고통, 억누른 감성, 명징한 인식, 담대하고‘뻔뻔하게’지적하고, 경쾌하게 차가운 미소를‘날리며’사라지는 그녀. 행간 속 침묵. 독자는 공모의 미소를 입가에 띤다. YS를 유일하게 따라가지 않은 김정길, 그리고 노무현, 정치가街의 한 야사野史가 시대의 희비극처럼. 촌극처럼 삽입된다. 4 저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노무현과 김수경은 마광수 사건과 우리들병원 치료비 사건으로 얽히고, 그들의 인생은 사적으로 공적으로 교직된다. “개울물이 어디선가 서로 섞이듯이 그들은 자연스럽게 사적으로 공적으로 운명적으로 인생이 섞여들게 되었다.” 노무현은 청문회 스타로 불렸던 순간부터“타자를 통해 자신을 보고 자신을 정의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되었다. 김수경은 1996년 12월 마침내 노무현에게서“저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고백을 듣는다. 마치 오랜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듯이 얼굴이 목까지 새빨개지며 그가 말했었다. 그런데 이 결심의 밑바닥에는 그가 중학교 입학금이 없어 담임선생님에게 다짜고짜 싸대기를 맞은 어린 시절의 상처가 깊이 패어 있었다. 불의不義에 대한 천성적 분노.5 뉴스 혹은 소설“나와 노무현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나?”이것이 한동안 작가를 괴롭혔다. “사람들이 그녀에게 묻는다. 노무현하고 무슨 관계예요? 친구입니다. 아! 후원자시로군요. 어떻게 당신 같은 부르주아가 노무현의 친구일 수 있지요? 부르주아도 한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랑스런 국민이었답니다.” 노무현과 김수경의 관계에 대한 스스로의 탐구 속에 편입되는 그저 지나가는 투의 환기, 그러나 또렷한 영상. 발터 벤야민의 무덤. 그리고 친구 벤야민의 무덤을 찾으러 떠난 한나 아렌트. 그러나 찾지 못한. 노무현이 그녀에게 문학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있다면 어떻게? “노무현과 나는 그렇게 서로를 알아봤어.인생에 대해서정치에 대해서문학에 대해서영화에 대해서동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참 이상하지?” 그녀는 영화 ?변호인?이 개봉되기 전 감독 K와 이미 구상했던 노무현에 관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고백한다. 처음에는 <내 친구 노무현>이라는 이 예기치 않은 소설을 쓸 생각이 아니었다. 노무현의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써볼 생각이었다. 그 터 작업으로 K에게 노무현에 대한 기억들을 모두 꺼내놓았다. 그는 그녀 기억의 신실한 청자였다. 그런데 이 책의 집필로 K와의 작업은 잠정 유예된다. 6 A Chapter for K자신의 청자였던 K라는 장치를 통해 작가 김수경은 노무현의 가장 내밀한 부분, 인간 노무현의 감성을 매우 미묘하고 섬세하게 드러내려고 한다. 노무현의 사랑,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랑이라는 인간 보편의 심상과 열망, 욕망의 진실을 그녀는 이 장을 빌어 사유한다. 노무현의 사랑은“그토록 거짓 없고, 뻔뻔할 정도로 솔직했던”그의 면모의 또 하나의 반영이다. 노무현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공개적으로 가진 검사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진실보다 더한 품위는 없습니다.” “진실보다 더 품위 있는 게 어디 있겠어?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 노무현은 그가 누구에게 질문을 받으면 거짓말로 대답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런 인간이었거든.” 7 긴 여정 그리고 작별 “누군가와 함께 시간 속을 걸어간다는 것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몸짓으로 역사 속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는 폴 발레리의 제사로 시작하는 <내 친구 노무현>의 마지막 장은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두 사람이 일종의 합리적, 현실적 작별을 고해야만 하는 아이러니의 형상화다. 그런데 진짜 작별은 예기치 못한‘사건’으로, 비극으로 온다. 우리 한국 사회의 기억의 공유, 상처의 공유. “두 사람은 악수를 했다.-잘 계십시오.노무현이 가볍게 목례를 하고 먼저 방을 나갔다. 그녀는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렇다. 이 소설을 이 대목에서 멈출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국 사회가 한 정치인과 한 시인 사이의 우정을 이 정도에서 멈추도록 최소한의 배려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 친구 노무현>이 아직 대통령으로서 공적 생활을 하지 않았던 노무현과의 사적인 만남들에 대한 기억들이라면 이어 나올 <이것은 소설이다>는 그가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를 그린다. 진실이며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언론들에 의해서 작성된 기사 뉴스 등의 자료와 허구를 표방한 그녀의 글 사이의 간극에서 우리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지 짚어볼 것이다. 이어 나올 <62세의 이혼>은 국가, 사회가 어떻게 한 개인의 인생에 내재화되어 어떻게 얼개를 만들어 현재의‘나’라는 존재로 와 있는지 묻는다. 그것은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현실적이고 존재론적인 문제에 대한 그녀 자신의 물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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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4 (커버이미지)
    [문학]다카스기 가의 도시락 4
    • 야나하라 노조미 지음, 채다인 옮김
    • 에이케이(AK)
    • 201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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