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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4-02-21

    멸망을 향해 치닫는 인류를 위한 정세랑 작가의 서늘하고도 따뜻한 경고“나는 23세기 사람들이 21세기 사람들을 역겨워할까 봐 두렵다. 지금의 우리가 19세기와 20세기의 폭력을 역겨워하듯이 말이다. 미래의 사람들이 이 시대를 경멸하지 않아도 될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여성성과 자연이라는 키워드로 엮은 정세랑의 세계, 당신도 정세랑의 동지가 되시겠습니까? “우리는 이제 우리와 닮은 존재가 아닌 닮지 않은 존재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정세랑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한국 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성장한 정세랑의 데뷔 10주년 첫 SF 소설집. 지금 이곳,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 특히 여성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몰락해가는 인류 문명에 대한 경고를 8편의 SF 작품을 통해 그려낸다. 2010년 데뷔 시절부터 2019년까지 정세랑이 쓴 거의 모든 SF 단편들을 모았다. 8년이 넘는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확인할 수 있는 정세랑 스타일의 기원!“장르문학을 쓸 때도 쓰지 않을 때도 나는 한 사람의 안쪽에서 벌어지는 일에 큰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들 사이,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정세랑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정세랑은 이제 한국 소설계의 주축으로 성장한 작가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작가와 동세대라 할 수 있는 젊은 독자층에서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죠.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곳,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특히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잘 그려내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이런 특징을 지닌 작가들은 꽤 많습니다. 커다란 흐름을 형성할 정도로 많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면 일련의 흐름을 탄 ‘원 히트 원더’로 남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정세랑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했고, 갈고 닦았고, 각인시켰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포맷 자체가 기발한 연작 단편집도 있었고, 현실에 독특한 상상력을 ‘외삽’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냈죠. 그리고 그 결과물은 꾸준한 반응을 얻었고요.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기란 꾸준히 쓰기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그렇다면 어떻게 이 작가는 이 어려운 일을 해냈을까? 어떻게 스타일을 갈고 닦았으며, 그 기원은 어디일까? 이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초창기 단편부터 근래에 발표된 작품까지 모두 수록돼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오래된 작품과 가장 최근의 작품 사이에는 8년이 넘는 시간차가 있습니다. 강산이 한 번 바뀌기 직전이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단편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스타일의 일관성입니다. 웹진에 단편을 투고했을 때와 입지를 갖춘 작가가 된 이후의 스타일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세계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만큼 굳건한 중심 혹은 심지가 있다는 뜻이겠죠.이 단편집의 첫 번째 작품이자 가장 짧은 단편인《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는 전주곡으로 딱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세계가 어딘가 잘못됐고, 그 원인은 알 수 없습니다. 주인공이 거기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죠.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돕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온갖 고생을 하지만, 그건 그냥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 바깥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주인공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세계는 나의 세계가 아닌 것입니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받아들이고 싶은 세계와 그럴 수 없는 혹은 그러고 싶지 않은 ‘외부’ 사이의 간격은 이 단편집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제시됩니다(한데 모아서 보면 이런 특징을 읽을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단편집의 매력이죠). 특히 여성성과 자연은 ‘이쪽’을 대표하는 키워드입니다. 각 단편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성별이 제시되지 않았거나 여성인데, 성별이 제시되지 않은 주인공의 경우에도 다른 단편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과 서술 스타일이 거의 닮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다들 여자인가? 하지만 그건 함정일지도 모릅니다. 실제 성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관건은 그 인물들이 모두 ‘정세랑 패스’를 통과한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확장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수렴하려는 사람, 대의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이기려는 열망 대신에 패배하지 않기 위해 승부에 임하는 사람, 공격수보다는 수비수에 가까운 사람들이죠. 에코페미니즘이 내건 기치에 가깝습니다.남성으로 성별이 특정된 인물의 경우에는 성별을 알 수 없는 경우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악역을 제외하면 이 단편집의 남성들은 대체로 무해하며, 실제로 액션을 펼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이 단편집에서는 딱 한 편의 예외가 있습니다). 뭔가를 할 때는 거의 조력자로서 움직이죠. 그들의 주 역할은 주인공에게 액션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여성 뮤즈들이 남성 화자(그리고 그 화자와 동일시되는 작가)와 엮이는 방식이 역전된 겁니다. 이렇게 역전된 관계가 정치적인 장치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략적인 장치로 보기에는 너무 눈에 잘 띕니다. 이 단편집의 여러 주인공이 서로 닮아 있는 것처럼, 남성 뮤즈들이 서로 닮아 있는 것도 작가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발현된 결과물로 보입니다. 주로 ‘남자다운 특성’에 해당한다고 여겨지는 공격적인 특성을 지니지 않은 남성들에 대한 호감 말이죠.반대로 주인공이 맞서는 존재들은 모두 선제공격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며, 때로는 그런 공격성을 숭앙하는 현대 문명 자체입니다. 독자들은 “이런 세계라면 그냥 사라져버려도 상관 없다”는 독백을 서로 다른 인물들로부터 여러 차례 들을 수 있습니다. 세상을 더 암울하게 만드는 문명이라면 당연히 스스로 몰락하고 망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 아니겠냐는 주장을 쉽게 기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단편집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풍으로 쓰인 작품들은 묘한 안도감 같은 것을 안겨줍니다. ‘이쪽 세계’에 사는 이들은 선제공격을 할 수 없다 보니 불의에 맞서 스스로의 세계를 방어하는 싸움들만 해내고 있는데(즉 그들은 성격상 테러리스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뭔가가 쾅 하고 세상을 부숴주면 드디어 새로 만들 수가 있으니까요. 특히《리셋》처럼 세계를 더욱 폭넓게 조망하는 단편에서는 이 낙관성이 더 확실하게 적시됩니다. 이 은근한 저항의 메시지가 작품마다 거의 한결같이 흐르면서 작가의 세계관을 분명히 드러냅니다.하지만 어떤 작품이 무엇을 지향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재미있게 잘 썼느냐는 겁니다. 정세랑 작가는 이 점에서 대단히 고른 성취를 보여줍니다. 정세랑 작가의 세계에서는 특징적으로 주요 인물들이 감정선을 따라 움직입니다. 뭔가를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에 독자는 곧장 끌려들어갑니다. 이렇게 애틋하고 애절한 마음을 따라 스토리가 굴러가니까 특별히 스토리를 굴릴 장치를 욱여넣을 필요도 없습니다. SF나 판타지풍의 설정들도 그 ‘마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요. 정세랑의 작품들이 장르문학적인 특성을 띠느냐 아니냐와 관계없이 고른 평가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독특하고 기발한 장치에 몰두하지 않고,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선하고 보편적인 정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 말이죠. 단편《11분의 1》이 그 좋은 예입니다. 초반부에 주인공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순간을 설명하는 부분은 완전히 ‘리얼’한 러브스토리입니다. 대학교 캠퍼스에서 시작된 사랑……. 맞아 맞아 하면서 읽다 보면 어느새 인간 재생 프로젝트와 외행성 개척이라는 소재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죠. 왜냐하면 그 SF적인 난관들을 돌파하게 된 동기가, 그 마음이, 대학 동아리에서 시작된 보통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독자가 삶 속에서 이미 경험했거나 마주친 마음 말이죠.이렇게 공감대를 (아마도 본능적으로) 잘 활용하는 작가는 또 하나의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비교하자면 신춘문예가 아니라 환상문학웹진 ‘거울’ 출신이어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할까요. 장르문학의 장치를 가져다 쓰면서 비현실적인 장치들을 어색하게 다루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작가의 상상 속에서 태어난 세계는 ‘현실’과는 달리 필연적으로 설명하고 묘사해주어야만 하는데, 이를 부담으로 느끼는 작가에게서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 못하는 거죠. 하지만 이 단편집을 비롯한 정세랑 작가의 작품에서는 그런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꿈과 ‘상상’의 세계가 이 작가의 본진이니까요. 작은 행성의 서버를 조작하는 식물형 지성체인 ‘나팔꽃 언니’ 같은 캐릭터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본의 아니게 세상에 해를 끼치게 된 억울한 초능력자들을 코믹하게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여유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마치 공들여 꾸민 정원을 둘러보는 것 같지요. 이런 재미있는 장치를 이렇게 예쁘게 심어놓았구나, 이곳의 주인은 하나하나의 장치와 그것들을 심어놓은 공간 전체를 다 아끼고 있구나, 여기가 이 사람이 아끼는 세계구나.뭔가 거창한 것 없이도 그저 선하고 즐거운 공간. 날카로운 비판조차 결 곱게 다듬은, 섬세하고 조심스러운 이들을 위한 놀이터. 정세랑의 첫 SF 단편집 《목소리를 드릴게요》는 이처럼 만나기 힘든 안식처를 제공합니다. 그러니 마음이 무거울 때, 그냥 심심할 때, 짝사랑을 하고 있을 때 등등, 언제고 부담 없이 들러서 쉬어 가시기를 권합니다.물론 이 작은 세계의 동지가 되기로 마음먹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요!- 김규림,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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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 김초엽 (지은이)
    • 허블
    • 2021-07-29

    <b>“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BR>-김연수(소설가)<BR><BR>“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벅차다.”<BR>-정세랑(소설가)<BR><BR>★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김초엽 첫 소설집</b><BR><BR>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BR>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신인 소설가 김초엽.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출간되었다.<BR>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배명훈, 김보영으로부터 “작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을 다른 사람들의 코앞에까지 내밀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거친 결과, 작가와 작품은 스스로 쨍하게 아름다워진다. 이 글 「관내분실」처럼” “슬픔에 좌절하지 않고, 어쩌면 영원히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인생과 생명을 걸고 그 의지를 끝까지 관철하려 한다는 데서 이 작품(「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감동을 준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BR>등단작 「관내분실」은 “모성애라는 쉬운 답을 피해 이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으로도 흡족한데, 그 과정 끝에 놓인 장면이 정말이지 ‘SF적’으로 참 아름다워서, 적어도 우리가 ‘이런 SF’마저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게으르지는 않다고 항변하고 싶어졌다”(문학평론가 황현경, 『문학동네』 2018년 여름호)라는 평을 받으며 SF문학에 대한 비평가들의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그 결과 신인소설가로서는 드물게 등단 일 년여 만에 《현대문학》 《문학3》 《에피》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으로 첫 소설집을 출간했다.<BR><BR><b>★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b><BR><BR>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희로애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을 때 소설가의 눈은 더없이 맑고 투명해진다. 명징하고 광대하게, 이 세계를 바로 볼 줄 아는 이 시선에서만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겨난다.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 김연수(소설가)<BR><BR>김초엽의 소설은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면서도 소설가 김연수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의 세계를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고 투명하게 담아낸다. 그 세계는 아름답지만 순진하지 않고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BR>「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뛰어난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로 인해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한편, 소설에는 장애도, 차별도, 혐오도 없는 그리고 사랑도 없는 행성인 ‘마을’이 함께 그려진다. 이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마을’은 일종의 ‘유토피아’를 상상케 한다. 성년이 되면 순례를 떠나는 이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문을 빼면 말이다. <BR>“마을이 유토피아라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 물음은 장애를 비장애로,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간편하게 뒤집는 대신 오히려 그 이분법적인 항들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작품해설 중)라고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지. 이 소설은 이야기를 통해 질문한다.<BR><BR><b>★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b><BR><BR>김초엽의 소설에는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 등 경계를 향한 응시가 있고, 질문이 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는 실패한 여성 우주인이 등장한다. ‘우주 너머’를 항해하기 위한 우주인 선발에 뽑히지만 내로라하는 ‘스펙’이 없는, 무엇보다 나이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재경 이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 때문에 좌절하지도 낙담하지도 않는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흥할 생각도, 누군가의 기준에 의한 성공을 향해 질주할 생각도 않는다. 소설은 마치 잃어버린 역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를 떠올리게 한다. ‘여성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의 질문과 닮아 있는 것도 같다. 왜 어떤 기록은 기록되지 않는가, 왜 역사는 언제나 남성의 서사이고 성공의 롤모델 또한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인가. 소수자에게 그들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것이지, (누군가의 기준에 따른) 성공의 역사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미션에 실패했다고 비난받는 우주인일지라도, 어떤 소녀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응원일 수 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 우주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소녀를 응원하는 일에 성공했다면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대안 가족의 모습도 그려내는데, 우리의 가족제도가 반드시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우정과 연대의 공동체로서 가족의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의 고민과 질문을 “쨍하게 빛나는” 이야기로 들려준다.<BR><BR><b>★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곳에서도, 지지 않는 마음</b><BR><BR>「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매력적인 ‘할머니 과학자’이다. 가족과 생이별하고, 아득한 우주에서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스펙트럼」에도 ‘할머니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동안 왜 서사의 주인공은 남성이거나 여성이어도 젊은 여성인 소설이 주가 되었을까? 문학평론가 서영인은 ‘할머니’가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을 김초엽 소설에서 포착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 「스펙트럼」에서 다룬 ‘언어’에 관해 주목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외계 생명체들의 언어다. 문자 대신 색채로, 문서나 책 대신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는 그들의 언어. 그러니 풍경이 말이 되고 빛과 어둠이 말의 의미를 결정할 터였다.”(<할머니 우주인 할매 시인>, 《한겨레신문》) <BR><BR>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음이 느슨해졌다. 눈앞의 루이가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지내던 바로 그 루이처럼 느껴졌다. 루이는 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진의 뒤로 펼쳐진 노을을 보고 있었다.<BR>“그럼, 루이. 네게는…….”<BR>희진은 루이이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BR>“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BR>희진은 결코 루이가 보는 방식으로 그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진은 루이가 보는 세계를 약간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고, 기쁨을 느꼈다. <BR>- 「스펙트럼」 중에서<BR><BR>문학평론가 인아영은 스펙트럼에서 외계생명체인 ‘루이’와 주인공 ‘희진’이 첫 소통을 하는 장면을 인용한다. “이해 불가능성에 대한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본 적이 있던가. 루이는 희진에게 언제까지나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에는 너무 빨리 죽어버리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완전한 타자”이다. 그러나 그 앞에서 희진은 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불가능을 알면서도 믿으려고 하며, 그들의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지구에 돌아온 희진이 평생 수집했던 유리가 “보통의 감각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을 보게 하는 도구”라면, 이 아름다운 장면을 가능케 하는 외계 생명체와 다른 행성을 그릴 수 있는 SF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 여기의 세계를 새로운 감각으로 보게 하는 또 하나의 유리일 것이다.“(《현대문학》 2018년 9월호)<BR>김초엽의 소설은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타자를 알고자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다른 말이 아니겠느냐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란 없는 거냐고 애타게 묻는 누군가에게. 김초엽의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학평론가 인아영의 말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불가능성을 껴안는 것”, 불가능성을 껴안고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통해, 김초엽의 소설은 정답이 없는 불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BR>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하게 되더라도(「스펙트럼」), 고통 없는 유토피아에서 짐짓 모르는 것처럼 질문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에도(「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김초엽의 소설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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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모론 소설] 안티 시스템 1~5권 (합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음모론 소설] 안티 시스템 1~5권 (합본)
    • 러버(luver) 지음
    • 유페이퍼
    •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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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최후의 심판 + 두 개의 세계 + 삼사라 + 제니의 역 +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 (커버이미지)
    [장르문학]2023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최후의 심판 + 두 개의 세계 + 삼사라 + 제니의 역 +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
    • 한이솔 외 지음
    • 허블
    • 2023-08-16

    “김초엽”, “천선란”의 탄생을 함께한 SF 등용문, 한국과학문학상 자유 주제 규칙 속에서 나온 수상작 5편의 공통 주제 “인공지능”“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위 구절은 세계적인 SF 작가 윌리엄 깁슨의 2003년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나온 것인데,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 상황에 위 구절을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수정해야 마땅할 것이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그리고 이젠 널리 퍼져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는 2023년 현재.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 5편 모두 자유 주제 규칙 속에서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를 꺼내 들었다. 미래로부터 밀려오는 변화의 파도 앞에서 그 거대한 변화에 움츠러들기는커녕 그 위에 올라타 생동감 넘치는 상상력을 맘껏 펼쳐낸 올해 수상 작가들. 이에 심사위원단(구병모·김성중·김희선 소설가, 강지희·인아영 문학평론가)은 “인공지능에서 시작된 특이점을 모두가 경험 중이며, 이런 절묘한 타이밍에 우리에게 도착한 작품들”, “이제 본격적으로 열릴 인공지능 시대를 앞두고, 놀라운 서사가 우리에게 적시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주는 기쁨이 크다”라며 열렬히 화답했다.   흔히 문학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고들 한다. 당연히 SF도 현실을 비춰야 한다고, 심지어 SF라면 자고로 비(非) SF보다 더 정확하게 현실을 담아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바로, SF의 장기인 \'사고실험\'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동시대를 보다 더 정확히 보려면 그 시대로부터 조금 더 떨어져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사회적 스케일의 거리두기 앞에서 사고실험만큼 적합한 방식이 없다는 의미다. 그리하여 위와 같은 기대감 속에서 열심히 현실을 기울여서 보게 되는 SF 작가들. 그러나 문학은 근본적으로 사회 변화에 대한 반응이 느린 창작물이란 점에서, 하물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가 빠르게 변해가는 중이란 점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SF 작가에게 세계를 포착하기란 굉장히 버거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작가들은 도전했고 멋지게 해내고 말았다. 그것도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등용문 앞에서 말이다.이 호기로운 신인들은 어떤 명민한 상상력을 보여줬을까? 테러와 전쟁으로 물들었던 2003년의 깁슨은 ‘검은 예언자’라는 별명답게 약자는 배제되고 오직 강자에게만 혜택이 주어진 불평등한 미래에 집중하여 사이버펑크 세계관의 뒷골목을 그려냈다면, 2023년의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자들은 인공지능이라는 또 다른 인격의 출현에 집중하여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개인 또는 사회의 불안과 혼란을 그려냈다. 그리하여 이번 『2023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출현 이래 급변해 가는 사회로부터 우리 모두가 느끼는 불안이 정확히 반영된 결과물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불안을 포착해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고 나아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5명의 신예 작가. 그들을 소개한다.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수상자 “한이솔”, “박민혁”, “조서월”, “최이아”, “허달립”이다. ★대상★ 한이솔의 「최후의 심판」 오심을 저질러 법정에 서게 된 인공지능 판사인공지능에 대한 추앙과 혐오로 뒤섞인 법정 서사“서사와 대결하고 있다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보기 드문 작품”_강지희(문학평론가)대상 수상작 「최후의 심판」에서는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인공지능 판사가 등장한다. 심지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해진 상황이다 보니 인공지능 판사의 인기는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데, 그러던 중 인공지능 판사가 명백한 오심을 저지르게 되고,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법부는 그를 재판장석이 아닌 피고인석에 세운다. 그리하여 열리게 된 ‘세기의 재판’. 해당 법정의 안팎에서 인공지능 판사를 중심으로 추앙하는 자들과 혐오하는 자들이 나뉘어 공방전을 나눈다. 그렇게 치열하게 법적 논리 전쟁은 인공지능 판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동 종료됨으로써 일단락되고, 그후 인공지능 판사를 인류의 메시아로 믿었던 한 젊은이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다. 「최후의 심판」의 중심 서사는 그 젊은이의 광기 어린 유서에서부터 출발한다.「최후의 심판」의 근미래 법정 서사는 유서를 쓴 젊은이 그리고 그 유서를 읽은 전직 경찰의 “의무감”으로 추동되며, 과연 그 의무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통해 독자를 몰입시킨다. 그렇게 독자에게 집중력을 강제 무장시킨 뒤, 뒤이어 ‘인간’과 인간이 만든 ‘법’과 ‘인공지능’ 그리고 그러한 인공지능이 다루는 ‘법’에 대한 흥미로운 논리를 전개한다. “인공지능 판사와 인간의 대결을 거듭 밀어붙이며 오늘날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무엇일 수 있는지 정면으로 질문하는 지적이고 도발적인 소설”이라는 인아영 평론가와 “서사와 대결하고 있다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은 드물다. 「최후의 심판」은 놀랍게도 바로 그런 작품이었다”라는 강지희 평론가의 말처럼, 작품에서 전개하는 논리 싸움은 피 튀기게 살벌할뿐더러 이 논쟁은 작중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도 적용되다 보니 그 싸움을 지켜보던 독자 또한 어느새 그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그렇게 미래의 법정에 생긴 논리의 피 웅덩이 속에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는 채로 혼란스러운 발버둥을 치던 독자는, 최종적으로 메시아를 보았다는 젊은이의 눈동자와 마주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 밟은 독자라면, 구병모 소설가의 말을 빌려 표현컨대, “스스로 판단하는 인간으로서의 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우수상★ 박민혁, 「두 개의 세계」인간을 나무로 만드는 팬데믹과 발현자의 수용 치료 시설 시설 관리자와 인공지능의 우정과 최후를 다룬 디스토피아“시의성과 더불어 소설적인 테크닉을 두루 갖춘 반가운 작품”_인아영(문학평론가)우수상 수상작 「두 개의 세계」의 세계관은 인간을 나무로 만드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발병한 근미래로, 나무가 된 발현자를 수용하는 연구시설의 관리자와 그를 보필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한다. 연구시설은 ‘돔’이라는 이름처럼 둥근 지붕을 가진 반구형의 건축 구조물로, 발현자를 돔에서 수용해야 하는 이유는 돔 바깥의 하늘이 오랜 시간 먹구름으로 뒤덮여 햇살이 비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무를 죽이지 않는 최소한의 빛을 공급하는 인공 태양의 하늘을 구현해 낸 연구시설 돔. 시간이 지날수록 돔 바깥에서 돔 안으로 발현자가 쏟아져 들어오고, 돔 안에 나무를 심을 공간이 부족해질수록 세계는 점점 멸망에 다다라간다. 물론, 돔 안이라고 해서 팬데믹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관리자들도 점차 나무가 되어갔고, 설상가상으로 돔 안에서 진행되던 치료 연구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돔 내부 또한 외부처럼 빠르게 무너져 간다. 「두 개의 세계」의 서사는 돔 안에 있는 화자와 돔 바깥에 있는 화자의 연인이 나누는, 상대방으로부터 언제 답장을 받을 수 있을지 헤아릴 수 없는 편지 교류 속에서 진행된다. 이렇듯 격리와 멸망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기나긴 기다림과 두려움 그리고 절망감은 어떤 기시감을 느끼게 만드는데, 그 느낌의 발원지는 당연하게도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일 것이다. “코로나 시대와 그때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조문”으로 보인다는 김희선 소설가와 “코로나19 사태, 기후 위기, 동식물권과 같은 동시대 사회 문제를 강하게 환기하는“ 그리고 ”시의성과 더불어 소설적인 테크닉을 두루 갖춘 작품”이라는 인아영 평론가의 말처럼, 이 작품은 인공지능에 대한 상상력만큼이나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애도의 상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물며 “인류에게 있어서는 절멸일지라도 지구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유익한 일이 아닌가 생각되는 식물적인 상상력”이라는 구병모 소설가와 “극단적으로 말해 인간에게나 종말이지, 행성 차원에서 보면 진화일지도 모”르게 만든다는 김성중 소설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개의 세계」는 애도 너머에 있는 인류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받은 독자라면 이 작품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수상★ 조서월, 「삼사라」멸망한 인류가 출항시킨, 아이를 낳는 우주함선 ‘삼사라’인류 복원 임무를 지닌 인공지능들의 우주 창세·멸망 신화“직조된 문장과 장악력이 돋보이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작품.” _김성중(소설가)우수상 수상작 「삼사라」는 멸망 위기에 놓인 인류가 쏘아 올린 마지막 희망인 우주함선 ‘삼사라’를 중심 배경으로, 삼사라 그 자체이자 아이를 낳는 인공지능 시스템과 아이를 기르는 인공지능 로봇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기까진 비교적 흔한 ‘노아의 방주’ 서사지만 본 작품엔 독특한 세계관이 추가로 존재하는데, 바로 인간의 윤회와 영혼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단 것이다. 인간이 죽어 영혼이 된 만큼 새로 태어난 인간에게 영혼이 깃드는 것이 과학적 사실인 세계. 이 흥미로운 세계관에서 중심 서사는 삼사라에 영혼 없는 아이들만 태어나게 되면서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영혼이 없어 제대로 살아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계속해서 탄생시키는 인공지능들. 그러다 결국 한정된 동력과 자원 문제에 봉착하게 되고, 인공지능들은 대의를 위해 영혼 없는 아이들을 집단 아사시킨다. 그렇게 우주 한복판에서 출산과 살인이 무한 반복되고, 그 영겁의 시간을 감당해 나가는 인공지능들은 “한 명의 아이가 떠날 때마다 자신의 눈에 비친 우주의 빛깔이 더 검게 변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삼사라」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우주 창세·멸망 신화”라는 김성중 소설가와 “인공 자궁 역할을 하는 우주선에서 만들어진 영혼 없는 영아들이 식량으로 쓰인다는 설정은, 미래를 소비하여 현재를 지탱하는 실제 인간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라는 김희선 소설가의 말처럼, 본 작품은 우리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처참한 멸망의 신화를 강렬한 방식으로 완성해 낸다. 또한, “균형을 잃는 일 없이 차분하게 분위기를 직조해 나가며 기어이 뭉클함을 주는 결말에 이르는 작가의 실력“이라는 강지희 평론가와 ”무척 정합적이고 논리적인 줄거리로 각 요소들을 넉넉히 감당하면서도 결말에 이르기까지 거듭된 반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작품“이라는 인아영 평론가의 말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듯이, 결국 후반부에 이르러선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독자를 납득시킨다는 점에서 누구라도 두터운 신뢰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우수상★ 최이아, 「제니의 역」농촌의 다문화 가정과 이주 여성을 위해 보급된 로봇 ‘제니’의문의 살인사건 추리물과 가부장제 문제가 결합된 농촌 SF“미소가 지어지도록 사랑스럽고, 강력한 존재감을 가진 로봇 캐릭터”_구병모(소설가)우수상 수상작 「제니의 역」은 다문화 과정과 로봇들이 뒤섞인 근미래 농촌과 그 농촌의 풍경에 화룡점정처럼 찍혀 있는 언어 통역 로봇 ‘제니’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른바 ‘농촌 SF’다. 본 작품에서 제니의 자리가 예사롭지 않은데 그곳은 바로 가부장제 문제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농촌 남성과 이주민 여성의 그 사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범상치 않은 지점에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인 작중 화자가 다가가면서 「제니의 역」의 중심 서사는 천천히 출발하는데, 어느덧 제니의 자리까지 화자가 이르렀을 때 독자는 화자의 눈을 통해서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본 사건의 피해자는 할머니, 용의자는 피해자의 며느리인 이주 여성. 여러 정황상 이주 여성이 살해하지 않았으리라 확신한 농촌의 다른 이주 여성들은 힘을 합쳐 무죄 증거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이미 어느 정도 일단락돼 가고 있는 사건에 초를 치고, 나아가 ‘이주 여성 답지 않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려하는 그들을 방해하고 억압하는 농촌의 남성들. 양측 간의 긴장감 넘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충돌은, 화자의 눈을 통해 그들의 씩씩대는 소리가 들릴 만큼 생동감 넘치게 묘사된다. “「제니의 역」은 독특한 설정만으로도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힘을 지닌 작품”이라는 강지희 평론가와 “제니는 그 기능과 행동 양상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도록 사랑스러웠고, 그 존재감만큼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내가 만나본 모든 로봇 가운데 손꼽을 정도로 강력했다”라는 구병모 소설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본 작품은 세계관과 캐릭터에서부터 독자로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지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언어 통역을 위해 보급된 제니가 포대를 나르는 등의 개연성 넘치는 디테일과 개별 사건이 하나의 주제로 모이게 하는 안정적이고 탄탄한 소설 구성이 더해져, 세계관과 캐릭터의 사랑스러움은 작품 전반에 대한 애정으로까지 확장된다. 하물며 “이 소설은 신선함(‘남들은 우주에 갈 때 나는 농촌으로 간다’) 때문에 지지하고 싶어지는 작품“이라는 김성중 소설가와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인해 보수화되는 섬뜩한 장면을 익살스러운 필치로 그리는 균형 감각이라면 이 작가의 다른 소설도 기대해 보게 되었다”라는 인아영 평론가의 말마따나, 본 작품은 맛깔나는 문체를 통해 분명한 선악 구도 속에서도 독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매료시킨다.★우수상★ 허달립,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아내를 잃고 새 지구를 찾아 떠나는 우주선에 탑승한 ‘발세자르’죽은 아내를 모방한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그의 우주 항해일지“독특한 아이디어, 재미난 캐릭터로 생명과 예술의 본질로 이끄는 작품”_김희선(소설가)우수상 수상작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는 「삼사라」와 마찬가지로 ‘노아의 방주’ 서사를 차용하나 본 작품에서도 특이한 설정이 있었으니, 바로 우주선이 인간인 선장의 뇌를 통해 가동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육체를 우주선 기체로 대체하고 또 우주선이 된 육체에 맞춰 뇌를 개조함으로써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가 된다는 것. 이러한 기상천외함은 선장 캐릭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죽은 아내를 모방해 만든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우주선 엔지니어인 주인공 ‘발세자르’ 또한 피그말리온 신화의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인물인데, 그가 인공지능에게 육체를 부여하기 위해 자신의 육체뿐만 아니라 세계의 희생마저 불사한다는 점에서 ‘모든 경계는 무의미하다’라는 독특한 작품 주제와 맞닿으며 기상천외함을 배가시킨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본 작품은 우주선을 육체로 가진 선장이 그 존재로서 던지는 ‘인간의 뇌’에 대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환기시키면서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영역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후반부에 이르게 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이 테라포밍의 재료로 쓰인다는 반전 상황. 이 지점에서 우리가 분명하게 나누어서 이해하던 ‘인간과 기계’ ‘육체와 정신’ ‘클라우드의 안과 밖’ 등 여러 개념은 뒤섞이게 되고, 독자는 사랑과 낭만을 초월한 아득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생명과 예술의 본질에 대해 말하고 있다”라는 김희선 소설가와 “인간의 자발적 종말이 어쩌면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연결되며 그게 꽤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진실을 이 소설은 선명하게 그려낸다“라는 강지희 평론가의 말처럼, 「발세자르는 이 배에 올랐다」는 독특한 상상력과 그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통해서, 한 남자의 사랑과 헌신 그 너머에 있는 어떤 본질적인 것, 진실에 가까운 것까지 도달하려는 서사 전개는 굉장히 유니크하다. 그러면서도 ”인류를 구원하려는 추상적인 대의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구체적인 마음으로 추동되는 서사이기에 가능한 감동“이라는 인아영 평론가와 ”화자가 호명하는 존재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제거함으로써 정념을 극대화하고 아이러니를 증폭시킨다“라는 구병모 평론가의 말처럼, 본 작품이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는 서정성 또한 독자의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한 힘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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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를 죽이는 사나이 (커버이미지)
    [장르문학]과거를 죽이는 사나이
    • 필립 K. 딕 지음
    • 위즈덤커넥트
    • 2015-10-10

    추천평\"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 소설을 읽고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처음 7 페이지 정도를 읽으면 결론을 정확하게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이런 평들도 있을 수 있다. \'전쟁에 반대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가진 소설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소설은 세상에 너무나도 많다.\' 틀린 구석이 전혀 없는 정확한 평들이다. 그러나, 반전에 대한 메시지가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아니다. 물론 이 소설 속에는, 전쟁과 폭력을 불러오는 무지와 불관용에 대한 강한 비판이 들어 있다. 그리고 결론 또한 명백하다.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설의 중심 메시지는 \'당신이 바로 죽을 것을 안다면, 어떤 메시지를 세계에 남기겠는가?\'이다.소설의 서두에서 이미 결말이 암시되고 있는 것은 그 중심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 소설 덕분에 정말 보람 있는 독서를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삶을 마감하는 그 언제인가 우리는 모두 그 질문을 해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 GoodReads, Anreea Daia 리뷰\"근 미래에, 어떤 종교적 운동의 창시자 역할을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암살자가 파견된다. 한 가지 문제는 그 암살 대상이 200년 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암살자는 시간 이동을 하면서, 암살 대상의 두개골을 가지고 떠난다. 그러나, 실제 사건은 암살자 자신이나 그를 보낸 사람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좀 더 복잡하고 흥미롭게 변해간다.이 소설은 PKD (필립 K. 딕의 약칭)의 소설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전체 내러티브는 상당히 견고하고, 느슨한 결말이나 미완의 플롯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캐릭터들은 미니멀하지만 동시에 3차원적이면서 생생하게 묘사되었다. 특히 주인공의 캐릭터가 그러하다. \"열 두 마리의 원숭이\", \"터미네이터\" 등과 같이 시간 이동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자체만의 고유성을 가진 소설이기도 하다.당신이 PKD의 팬이건 아니건 간에 당신은 이 특별한 소설을 즐기게 될 것이다.\" - Amazon.com 독자 Dr. Bojan Tung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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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의 뒤편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달의 뒤편
    • 김상규 지음
    • 이페이지
    • 201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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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진 신세계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지은이), 안정효 (옮긴이)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10-23

    <b>tvn 요즘 책방 책읽어 드립니다 추천도서<BR><BR>충격적인 미래 문명 비판 문학의 고전, <BR>『멋진 신세계』 속 냉혹한 미래상은 이미 현재 진행 중이다!</b><BR><BR>올더스 헉슬리의 예언적 소설 『멋진 신세계』는 금세기에 미래를 가장 깊이 있고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 중의 하나다. 현대식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그린 이 이야기는 자유와 도덕 개념이 낡은 넝마가 되어버린 현대 문명사회를 회화적으로 묘사하여 그 속에 내포된 위험을 경고한다. 뼈아프게 비판하고 고결하게 지키려는 헉슬리의 웅변적인 인간 선언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BR>_「새터데이 리뷰Saturday Review」<BR><BR>암울한 미래 세계를 그린 뛰어난 현대 고전을 남긴 올더스 헉슬리는 명문 집안 출신의 영국 작가로서 광범위한 지식뿐 아니라 예리한 지성과 우아한 문체, 그리고 때로는 냉소적인 유머 감각으로 유명하다. 그가 1932년에 발표한 작품 『멋진 신세계』는 금세기에 미래를 가장 깊이 있고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BR>『멋진 신세계』는 과학이 최고도로 발달해 사회의 모든 면을 관리·지배하고, 인간의 출생과 자유까지 통제하는 미래 문명 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인간성을 상실한 미래 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한편,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간의 오만함을 경고·비판한다.<BR>또한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84』와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미래 예언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도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미 『멋진 신세계』에서 인간이 구성해놓은 미래의 전주곡이 진행되는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헉슬리의 풍자적이면서도 냉혹한 미래상이 앞으로 얼마나 현실로서 대두될지 사뭇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헉슬리가 그리는 이 소름 끼치는 미래상은 더 이상 공상소설이 아니다. 이것은 인간성이 맞게 될 위기를 다루는, 인간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전체주의 국가가 인간을 파멸시키는 참혹한 과정이 생생하게 드러나며 유토피아가 곧 파멸이라는 역설이 두드러지고, 문명의 발달과 인간의 몰락이라는 반비례 원칙을 제시한다. <BR>지금,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에서 설정해놓은 악몽이 빠른 속도로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현대 과학 문명의 발달과 함께 점차 개성과 인격을 상실해가는 오늘날, 지금 세태의 종착지는 과연 어디인가. <BR><BR><b>자궁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세상에서<BR>인간은 어느 만큼이나 인간일까? </b><BR><BR>가족이라는 유대가 사라진 세계, 죽음까지도 익숙해지도록 길들이기 훈련을 받는 세상에서 인간은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적 가치,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자유마저 박탈당한다.<BR>이곳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까지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인류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한다. 하나의 난자에서 수십 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이 태어나고, 이들은 끝없이 반복되는 수면 학습과 세뇌를 통해 어떠한 의문도 갖지 않고 정해진 운명에 순응한다. 노화도 겪지 않고, 책임도 도덕도 없이 문란한 성관계를 맺고, 정신적인 외로움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쾌락과 만족감뿐이다. 정해진 노동 시간 이외에는 단순한 자극으로만 이루어진 오락들로 꽉 짜여 있으며, 혹 나쁜 기분이 들거나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면 항상 소마(soma)라는 가상의 약을 통해 즉각적인 쾌감을 경험한다. 마약과도 같은 소마는 사람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사고할 능력을 빼앗는다. 때문에 이 완벽한 유토피아에서는 누구나 다 행복하다. <BR>그러던 어느 날, 신세계와 격리된 원시 지역(Reservation)에서 살고 있던 ‘야만인’ 존이 우연히 이곳에 초대받는다. 그는 처음 보는 고도의 과학 문명과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된 세계에 감탄하지만, 소수의 지배자들에게 통제받으며 조작된 행복에 길들여진 ‘백치’와도 같은 사람들의 모습에 점차 환멸을 느낀다. 결국 그는 문명에 절망하고 좌절한 채 다시 원시 지역으로 떠나간다. <BR><BR>“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BR>“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무스타파 몬드가 말했다. <BR>야만인이 도전적으로 말했다.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BR>“늙고 추악해지고 성 불능이 되는 권리와 매독과 암에 시달리는 권리와 먹을 것이 너무 없어서 고생하는 권리와 이(&#34417;)투성이가 되는 권리와 내일은 어떻게 될지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살아갈 권리와 장티푸스를 앓을 권리와 온갖 종류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괴로워할 권리는 물론이겠고요.”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런 것들을 모두 요구합니다.” 마침내 야만인이 말했다. _ 본문 362~363쪽<BR><BR>헉슬리는 야만인 청년 존을 통해 두 세계, 즉 유토피아 세계와 원시 세계를 비교함으로써, 우리의 현재와 미래상을 병립시켜 보여준다. 오로지 최대의 능률과 발전만을 목표로 삼는 현대 과학 문명에 대해 신랄한 비판과 함께, 곧 도래할 섬뜩한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에게는 무엇이 참된 이상향이며, 우리들은 그곳에 다다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을 알아내는 것은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다. <BR> <BR><b>번역의 대가 안정효의 <BR>최신 완역 개정판, 독점 출간</b><BR><BR>이번 『멋진 신세계』는 『하얀 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안정효의 오역 사전』 등의 저자이자 번역의 대가인 안정효의 최신 완역판으로, 오역을 최소화하고 원서의 표현에 충실히 따랐으며, 더욱 세세한 설명과 뛰어난 문학적 표현으로 고전 작품을 읽는 참된 즐거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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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 고양이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붉은 고양이
    • 로버트 샘슨
    • 고양이 출판사
    • 201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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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 방 (커버이미지)
    [장르문학]붉은 방
    •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 위즈덤커넥트
    • 2015-10-10

    추천평"굉장히 무서운!!! 주인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에는 진정한 공포가 존재한다. 누군가혼자 어둡고 넓은 방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이 소설은 더욱 공포스러울 것이다. 할로윈 밤에 소리 내어 읽어 보면 좋을 듯."- Amazon 독자, Tcald"비록 시작은 공포 소설의 암시를 가지고 있지만, 이 소설은 전통적인 방식의 공포 소설은 아니다. 스포일러의 우려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소름이 끼치고, 읽은 후에는 이 소설 생각이 계속 날 것이다."- Amazon 독자, Kindle Customer"귀신 들린 이야기이자 귀신에 대한 공포를 다룬 소설. H. G. 웰즈의 대가로서의 터치가 느껴지는 단편소설이다. 그의 대가로서의 터치가 평범한 설정을 정말 무서운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Amazon 독자, Carolyn Hertz미리 보기"당신 선택이오."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희미한 지팡이 소리가 들리고 외부 통로에 깔린 돌을 느릿하게 밟는 소리가 들렸다. 두 번째 노인이 들어 오면서 문 경첩이 삐걱거렸다. 그 노인은 첫 번째 노인보다 더 늙고, 구부정한 허리에, 주름진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몸을 목발에 의지하고 있는 노인의 눈은 어두운 그늘에 싸여 있었고, 반쯤 일그러진 그의 아래 입술은 창백한 분홍빛이었다. 그 입술 위로 노랗게 썩은 이빨이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테이블 건너편에 있는 안락 의자로 바로 걸어 가 불편한 자세로 앉더니 기침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은 새로 들어 온 노인을 향해 명백한 혐오감이 담긴 시선을 던졌다. 방 안에 있던 늙은 여자는 두 번째 노인이 들어 오는 것을 알아 차리지 못한 듯 난롯불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말했듯이, 당신 선택이오."기침이 잠시 멈춘 사이,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말했다."저의 선택이 맞습니다." 내가 대답했다.눈 그늘을 가진 노인이 나의 존재를 새삼 알아 차리고, 머리를 옆으로 돌려서 나를 쳐다 보았다. 그 순간 나는 그의 눈동자를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작지만 불꽃에 쌓인 듯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기침을 하면서 식식거리기 시작했다."술 한 잔 하시게나."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테이블 위에 맥주잔을 앞으로 밀면서 말했다. 눈 그늘을 가진 노인은 떨리는 손으로 한 잔 정도의 맥주를 따르고, 반 정도 되는 양은 테이블에 흘렸다. 괴물 같이 보이는 그의 그림자가 벽 위를 타고 오르면서, 그가 맥주를 따르고 마시는 모습을 흉내 내는 듯 했다. 이토록 기괴한 관리인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내 의견으로, 노쇠함에는 어떤 비인간적인 면이 존재했다. 보통의 경우 숨겨져 있지만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내재하는 어떤 것이었다. 노인들이 하루 하루를 늙어가면서, 그들의 인간적인 품격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아주 조금씩 퇴락하는 듯 했다. 이들 세 명의 노인은 삭막한 침묵으로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굽은 등, 나에 대한 명백한 적대감, 그리고 그들 서로를 향한 적의가 그 불편함을 가중시켰다. 어쩌면 그날 밤 나는 무엇에든 불편한 인상을 가질 기분이었을 수도 있다. 위층의 어떤 사악한 것에 대한 그들의 희미한 암시로부터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귀신 들린 방까지 안내해 주신다면, 저는 그 곳에서 쉬겠습니다." 내가 말했다.그때 기침을 하던 노인이 갑자기 머리를 돌려서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붉은 눈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내 말에 답하지 않았다. 잠시 답을 기다리면서 나는 노인들을 번갈아 쳐다 보았다. 늙은 여자가 윤기 없는 눈으로 불을 응시하는 모습이 시체처럼 보였다.나는 조금 더 큰 소리로 이야기를 반복했다."그 귀신 들린 방으로 저를 안내해 주시면, 저를 접대하는 고역을 피하실 수 있을 텐데요.""문 밖에 판이 있고 그 위에 촛불이 있소이다." 말라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내 발을 쳐다 보면서 이야기했다."하지만 오늘 밤 붉은 방으로 간다면.....""오늘도 그 모든 밤 중에 하나야." 늙은 여자가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다."혼자서 가시오.""좋습니다." 내가 짧게 답했다.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죠?""통로를 조금 따라 가시오." 노인이 문가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나선형 계단이 나오면 두 번째 층계참에 초록색 베이즈 천이 씌인 문이 있을 거요. 그 문을 통해서 들어 가면 긴 복도가 있을 거요. 그 복도 끝 왼편에 붉은 방이 있소이다.""제가 맞게 알아 들었나요?" 노인의 말을 반복하면서 내가 말했다.노인은 한 가지 부분을 교정해 주었다."진짜로 가시려오?" 짙은 눈 그늘을 가진 노인이 나를 바라 보면서 물었다. 그가 그렇게 이상하고도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 보는 것은 세 번째였다."오늘도 그 모든 밤 중에 하나야." 늙은 여자가 속삭이듯 말했다."제가 여기에 온 이유가 그것이니까요."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문으로 다가갔다. 내가 그러는 사이, 눈 그늘을 가진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테이블 주위를 돌았다. 그렇게 해서 난롯불 곁에 있는 다른 노인들에게로 다가서려는 듯 했다. 문가에 다다르자 나는 몸을 돌려 함께 모여 앉은 노인들을 쳐다 보았다. 난롯불을 배경으로 어두운 윤곽만을 보이는 노인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 보았다. 그들의 오래된 얼굴에서 내게 뭔가를 말하려는 표정이 느껴졌다."안녕히 계세요." 문을 열면서 내가 인사했다."당신 선택이오." 말라 비틀어진 팔을 가진 노인이 말했다.나는 촛불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문을 열어 두었다. 촛불을 준비하고 문을 단단히 닫은 후 복도를 걸어갔다. 통로 속으로 내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나는 사실에만 집중하는 태도를 견지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인들이 모여 있던 방의 어둠침침한 옛날 가구들과 그것들에 둘러 쌓인 노인들의 기이함이 내게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조금은 다른 시대, 좀 더 오래된 시대에 속한 것처럼 보였다. 영적인 것들에 대한 공포가 존재하고, 상식이 비상식이었고, 마녀와 불길한 예언이 신뢰성을 가지고, 유령들을 부정할 수 없는 그런 시대에 속한 듯 했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뭔가 유령 같았다. 그들이 옷과 스타일은 죽은 자의 머리 속에서 나온 듯 했고, 그들 주위의 장식품과 가구 역시 유령 같이 느껴졌다. 사라진 사람들의 사념이 현재의 세상에 들어 오지 못하고 공기 중을 떠돌고 있었다. 그림자로 가득 찬 복도는 습기로 반짝이는 얇은 막으로 덮여 있었다. 죽어서 굳어 버린 것들처럼 차갑고 수척한 복도였다.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서 이런 저런 이상한 생각들을 겨우 머리 반대편으로 밀쳐 낼 수 있었다. 바람이 스며 드는 지하의 복도는 먼지가 날리는 추운 장소였다. 촛불이 일렁이면서 작게 떨리다가 가끔씩 불꽃을 일으켰다. 나선형 계단 위 아래로 내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칠흑 같은 그림자가 나를 뒤에서 덮쳐 오고, 내 앞의 그림자가 어둠 속으로 스며 들어 갔다. 계단 중간에 위치한 넓은 층계참에 잠시 멈춰 서서, 내 뒤에서 들리는 듯한 소리가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았다. 오직 침묵만이 존재했다.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면서, 베이즈천이 덮인 문을 활짝 열고 조용한 통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노인들이 내 정신에 미친 영향이 그리 큰 것 같지는 않았다. 커다란 계단 옆 창문에서 들어 오는 달빛에 비친 사물들이 검은 그림자 속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것들 위로 은색 그물이 씌워진 듯 엷은 달빛이 복도를 채우고 있었다. 모든 것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은 12개월 전이 아니라 바로 어제 버려진 듯 했다. 벽 곳곳에 양초가 꽂혀 있었고, 카펫과 잘 닦인 바닥 위에 쌓인 먼지는 아주 고르게 퍼져 있어서 촛불로는 먼지를 볼 수 없었다.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침묵이 사방에 퍼져 있었다. 앞으로 나가려다가 나는 갑자기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복도 구석 자리에 숨겨져 있던 동상 무리가 보였다. 그 동상의 그림자들이 놀랄 만큼 뚜렷한 윤곽을 가지고 벽 위에 비춰졌다. 그리고 뭔가가 나를 덮쳐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30초 정도 그 앞에서 머무르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주머니 속의 권총을 움켜 쥐고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그곳에는 가니메데와 독수리의 동상만이 달빛 속에 빛나고 있었다. 그 일로 인해서 나는 오히려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상아 장식이 달린 테이블 위의 도자기 상이 내가 지나가는 동안 움직임을 멈추는 듯 했지만 그 정도로는 놀랄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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